'원티드' 속 범인이 이문식임이 밝혀진 가운데, 그의 과거사가 모두 공개됐다. 그 과정에서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며 소름돋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모든 행동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던 '원티드'의 중독성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는 유괴된 아들을 찾기 위해 범인이 시키는대로 리얼리티 쇼를 진행하는 톱 여배우 정혜인(김아중 분)의 고군분투기를 다루는 드라마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범인이 리얼리티 쇼에 참여했던 최준구(이문식 분)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지난 3일 방송된 13회에서는 최준구가 이같은 일을 계획하게 된 진짜 이유가 공개됐다. 바로 8년 전 SG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아내와 아기가 목숨을 잃었기 때문. 또한 최준구와 공범이었던 나수현(이재균 분)의 동생 역시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급성 간질성 폐렴에 걸려 사망했는데, 나수현의 형은 이를 밝히려다 7년 전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었다.
미션에서 언급됐던 인물들은 모두 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얽혀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에는 SG그룹의 한태섭(박호산 분)이 있었는데, 그는 이지은(심은우 분)를 납치하고 차승인(지현우 분)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등 계속해서 압력을 행사했다. 지금껏 선한 얼굴로 정혜인을 돕던 그가 사실은 무자비한 악인이었다는 사실은 섬뜩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날 방송의 특징은 각 인물에 따른 사건의 재구성이었는데, '정혜인의 원티드'와 얽혀 있는 인물들은 범인이 최준구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각자의 상황에서 그와의 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최준구 역시 결국 목숨을 잃고 만 나수현을 떠올리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 과정에서 이 극이 얼마나 치밀하게 짜여져 있는지가 드러났다. 나수현은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일부러 자신이 범인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을 했다. 일부러 박보연(전효성 분)에게 말을 걸어 얼굴을 익히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CCTV에도 자신이 찍히게 움직였다. 또한 등장 하는 모든 인물들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데, 그 관계성이나 상황들이 얼마나 촘촘한지 놀라울 정도다.
최준구가 이 '정혜인의 원티드'를 통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쓰겠다는 마지막 방법 역시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식상하게 그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길 정도로 한지완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parkjy@osen.co.kr
[사진] '원티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