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이 천만 관객 돌파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개봉 14일 만에 900만 돌파하며 ‘좀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산행’. 지금의 분위기라면 천만 관객 돌파는 어렵지 않다.
그런데 ‘부산행’ 연상호 감독은 생각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 4일 방송된 SBS ‘나이트라인’에 출연했는데 900만을 돌파한 것에 대해 “생각보다 차분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 ‘서울역’, ‘사이비’ 등 애니메이션만 만들었는데 이번에 처음 연출한 실사 영화 ‘부산행’이 9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연상호 감독은 900만 돌파에 대해 “사실은 전혀 예상 못한 생각이다. 상업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되겠다는 생각은 했다. 500만 정도는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처럼 이렇게 열띤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연상호 감독은 영화계에서 ‘최초’의 기록을 남기는 감독이 된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을 통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좀비라는 소재로 영화를 연출했고 처음 실사 영화를 선보였다. 그리고 처음 내놓은 한국판 좀비 실사 영화가 천만 관객까지 돌파한다면 엄청난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대단한 기록을 앞두고 연상호 감독은 “생각보다 차분하다. 오히려 그 전에 칸 영화제에 가서 처음 영화 공개했을 때 긴장했고 그 이후에 차분해졌다”고 의외의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사이비’, ‘돼지의 왕’ 등을 사회고발적인 작품을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내용을 담았다. ‘부산행’에서는 좀비를 통해 물질문명 사회를 신랄하게 표현했다.
연상호 감독은 “좀비란 소재로 우리가 살고 있는 보통 사람의 모습을 좀비에 담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 영화의 주제인 물질문명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리고 연상 호 감독은 ‘부산행’을 통해 가족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한 바 있는데 “‘부산행’의 사회는 잔혹한 세상이다. 잔혹한 사회에서 최소 사회단위인 가족의 의미가 중요하단 생각이었다. 개개인이 살아갈 때 가족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했다. 만약 희망을 갖는다면 최소 사회 단위인 가족에게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의 얘기를 들어보면 ‘부산행’의 900만 돌파, 그리고 천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부산행’은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를 비롯해 상업적이고 오락적인 면에 충실한 영화지만 ‘잔혹한 사회’, ‘가족의 가치’ 등 지금 시대에 한 번쯤 언급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어 볼만한 영화인 듯 하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나이트라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