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보자 을아, 모레도 보고 그 다음 날에도 보고 시도 때도 없이 미친 듯이 보자.”
배우 김우빈이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사랑하는 여자 수지를 향해 내던진 애정 고백은 솔직했지만 유치하지 않고 담백했다. 그가 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애틋하고 설레며 귀여운 사랑은 흔히 말하는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아 더 가슴 속에 콕콕 들어온다.
김우빈은 현재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죽을 날을 받아놓고 참고 참았던 사랑을 시작한 톱스타 신준영을 연기한다. 혼외자식이라 아버지라고 부를 수도 없는 아버지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 노을(수지 분)에게 큰 상처를 안겨 가까이 가지 못했던 준영. 그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고 을이에 대한 사랑을 다시 시작했다. 웃고 있어도 슬픈 사랑인 것.
‘함부로 애틋하게’는 현재 준영이와 을이가 힘겨운 사랑을 시작했고, 을이는 준영이가 아프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던지고 사랑을 시작해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는 준영이의 질주가 안쓰럽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달달하다. 어떻게 보면 무겁고 진중한 사랑 이야기인데 이 같은 끝이 참 슬플 것 같은 정통 멜로 드라마를 지지하고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비록 최근 들어 시청률이 하락하긴 했어도 이 작품이 김우빈의 연기 내공을 좀 더 탄탄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장르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20대 중반의 배우들이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는 정통 멜로 드라마의 진중한 분위기를 김우빈이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성과가 큰 셈이다.
가볍지 않고 가슴이 아린 이야기, 그래서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일단 몰입도가 높은 정통 멜로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김우빈이 기특하다. 이런 드라마는 연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어색하고 다소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데 김우빈은 준영이의 안타깝고 응원하고 싶은 사랑을 진중하면서도 참 담백하게 담고 있다. 김우빈이 툭툭 던지는 말 한 마디는 강하고 그의 진한 눈빛 연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쿡쿡 누르고 있다.
지난 3일 방송에서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준영이가 을이를 향해 “너무 예뻐서 예뻐 죽겠다 진짜. 뽀뽀하자고 하면 때릴 거지? 내일 보자. 모레도 보고 그 다음 날에도 보고 시도 때도 없이 미친 듯이 보자”라고 말하는 부분은 자칫 느끼하게 여겨질 수 있었지만 김우빈 특유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힘을 뺀 목소리 연기로 귀여우면서도 멋들어지게 그려졌다.
김우빈은 20대 젊은 청춘 스타. 또래 배우들 중 연기력과 대중성이 뛰어난 배우로 손꼽힌다. 데뷔 후 개성 강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력 덕에 조연임에도 언제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상속자들’과 영화 ‘친구2’를 거치면서 주연으로 당당히 올라선 김우빈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점령한 대표적인 한류스타. 그가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을이 역의 수지를 향해 내뱉은 사랑에 빠진 귀여운 남자의 돌직구 고백처럼 많은 시청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