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가 매회 예상 못할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집단 ‘멘붕’(멘탈이 붕괴됐다는 신조어)에 빠뜨리고 있다. 정의로운 히어로 주인공이 살인범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것도 시작한지 5회만의 일이다.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는 현실과 웹툰을 넘나드는 설정으로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시작했다. 지상파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뻔하지 않은 전개와 도전정신이 이 드라마의 장점. 특히 극중 ‘웹툰W’의 주인공인 강철(이종석 분)이 오성무(김의성 분) 작가의 펜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유의지를 획득하면서 드라마는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뻗어나가게 됐다.
지난 3회 방송된 5회에서는 강철이 연주가 사는 현실세계로 오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강철은 자신을 창조한 성무를 만났고, 설정값을 무시하고 성무를 총으로 쏘는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강철과 연주가 세계를 넘나들면서 로맨스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한 동시에 또 다른 악연으로 묶이게 된 것.
이는 지금까지 송재정 작가가 던진 ‘떡밥’으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전개였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극중 가장 멋진 설정을 모두 몰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히어로 강철이 살인범이 되다니. 뻔한 드라마였다면, 인물을 이토록 입체적으로 그리려는 시도를 쉽게 하지 못했을 터다. 비현실적인 일을 겪으면서 웹툰 속 주인공 강철과 사랑의 감정을 나눠가던 연주에게는 감정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예측불가한 전개가 펼쳐지면 펼쳐질수록 시청자들에게는 전개를 맞추고자 하는 욕구가 정비례하게 솟구치는 법. 이는 드라마를 나노 단위로 곱씹어 집중하게 하는 몰입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5회의 절반가량을 책임졌던 강철과 성무의 울분 섞인 대화 속에서도 ‘떡밥’이 다수 투척됐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지금까지와의 전개와 앞으로 펼쳐질 전개에 대한 퍼즐을 저마다 맞춰나가고 있는 모습. 아직 5회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요정설, 한효주 작가설 등 벌써부터 엔딩에 대한 예측이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드라마의 재미를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