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예능이라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내내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다. 열애 사실을 공개하자마자 단숨에 ‘국민 커플’에 등극한 김국진과 강수지 이야기다. 단 하루 사이에 국민적 관심과 응원을 받은 둘은 20년 전 바빠서 흘려 보낸 자신들의 운명적 만남을 언급하며 수줍어했다.
김국진과 강수지는 지난 4일 방송된 다음팟을 통해 방송된 ‘불타는 청춘 - 불타 10 show!’ 생중계에서 자연스러운 연인의 모습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하루 종일 네티즌들의 축하를 받았던 김국진과 강수지는 ‘불타는 청춘’ 멤버들과 제작진의 환호 속에 생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는 두 사람만을 위한 코너가 마련되며 폭발적 관심을 얻었다. 실시간 동시 시청자 수만 1만 명에 육박했다.
김국진과 강수지는 잠깐의 어색함을 지우고 그간 방송에서처럼 달달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장작을 쪼개 나무젓가락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도끼를 잡은 김국진을 향해 강수지는 “오빠, 조심하세요”를 연발해 설렘 지수를 높이기도 했다. 최성국은 그런 김국진에게 “나무젓가락을 주고 싶은 분께 선물하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이에 김국진은 “조용히 해, 이 녀석아”라며 부끄러워 했다.
방송 종료 5분을 남겨 두고 내내 떨어져 앉아 있던 두 사람이 각자의 옆 자리를 차지했다. 신중하고 진지한 얼굴이었다. 먼저 말문을 연 것은 김국진. 그는 “새삼스럽다”며 “살면서 이런 상황이 펼쳐지는구나, 이런 느낌을 내가 경험하는구나”라며 얼떨떨한 심경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시작은 매우 자연스러웠다고. 김국진은 “촬영을 쭉 하면서 수지와 많이 커플이 됐다”며 “처음 ‘불타는 청춘’을 시작하면서는 여자와 커플을 이룬다는 것에 부담이 컸는데, 수지와 함께 하면서 아주 조금씩 마음이 열렸다”고 밝혔다. 누가 먼저 고백을 했냐는 물음에는 “당연히 제가 먼저 했다. 여자가 먼저 그런 말을 하게 할 수 없었다”며 ‘상남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강수지도 입을 열었다. 그는 “20년 전 쯤 국진 오빠를 제 콘서트에 계속 불렀다”며 “만약 당시 서로 많이 바쁘지 않았다면 만났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국진도 “어렸을 때 수지가 꼭 나를 콘서트에 불렀다”며 “엄청 바빴던 와중에도 갔었다. 콘서트를 할 때마다 가면서 지속적으로 인연이 이어진 것 같다”고 거들었다. 그야말로 영화 같은 이야기였다.
‘불타는 청춘’에서 무작위로 커플을 정할 때마다 공교롭게도 늘 함께 하게 됐던 두 사람은 20년 전 시작된 인연을 서서히 발전시켰다. ‘결혼’이라는 무게 있는 단어로 관계에 부담을 주기 보다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마무리한 이들의 모습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한 번씩 사랑에 실패한 후 만난 인연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는 그간 ‘불타는 청춘’의 치와와 커플을 아껴 온 이들에게 김국진과 강수지의 앞날을 축복하게 만들었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다음팟 라이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