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신하균이 다시한번 변신을 꾀한다.
신하균은 영화 '올레'는 퇴직 위기에 놓인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사법고시 패스만을 13년 째 기다리는 고시생 '수탁'(박희순), 그리고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문드러진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무책임한 일상탈출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신하균이 열연한 '중필'은 스펙 만점의 대기업 과장으로 남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던 중, 부양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희망퇴직 권고를 받아 절망에 빠지는 인물.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선배의 부고 연락을 받고 오랜만에 모인 대학 시절 친구 '수탁', '은동'과 함께 제주도로 떠나게 된다.
날이 선 표정과 흐트러짐 없는 완벽 스펙남의 면모를 보이던 '중필'은 제주도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편안한 모습을 보이며 반전 매력을 발산한다.
머리카락 한 올 나오지 않던 포마드 헤어는 어느새 까치집을 연상케 하는 부스스한 폭탄머리로, 주름 하나 찾아볼 수 없던 새하얀 셔츠는 화려한 꽃무늬가 인상적인 하와이안 셔츠로 변모하여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실적에 아등바등 살던 '중필'은 서울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여유로움을 전하며 보는 이들에게 시원한 힐링을 선사할 예정이다.
1998년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이후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웰컴 투 동막골', '우리 형', '더 게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충무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신하균은 이후 드라마 '브레인'의 엘리트 의사 ‘이강훈’ 역을 맡아 큰 화제를 모으며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 ‘하균신’으로 불려온 그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영화 '박쥐'에서는 ‘강우’ 역으로 광기 어린 연기를, '고지전'에서는 방첩대 중위 ‘강은표’ 역을 맡는 등 다양한 변신을 선보였다.
최근 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의 냉철한 협상 전문가 ‘주성찬’ 역을 맡아 남다른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신하균은 이번 영화 '올레'를 통해 색다른 연기 변신을 선언해 더욱 눈길을 끈다.
신하균은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던 자신의 말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시도한다. 그 동안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신하균이 웃음과 아픔을 동시에 유발하는 ‘짠내’ 캐릭터 ‘중필’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하균신’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개봉. / nyc@osen.co.kr
[사진] '올레'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