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60분 남짓의 분량에도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다 보니, 예측을 해도 전부 빗나간다. 이렇다 보니 ‘W’ 속 모든 대사와 장면이 다 의심스럽다. 보는 이들은 한 순간도 허투루 흘릴 수 없는 ‘W’를 몇 번이고 다시 시청하며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W’에서는 자신이 창조한 웹툰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 분)의 총에 맞은 오성무(김의성 분)가 의식을 되찾는 과정이 그려졌다. 강철은 자아와 자유를 지키려다 살인을 저지를 뻔한 스스로에 환멸을 느끼고 죽음으로써 모든 것을 끝내려 했다.
웹툰 ‘W’의 황당한 결말에 놀란 것은 드라마 속 독자들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이 만화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던 강철이 ‘맥락 있는 엔딩’을 내겠다며 돌연 자살을 택할 것이라고는 드라마 ‘W’의 시청자들도 예상치 못했을 터다.
웹툰 ‘W’는 그렇게 끝났을 지 몰라도, 드라마는 아직 반환점을 돌지도 못 한 상태다. 당연히 강철의 이야기는 이어질 것이다. 때문에 6회 까지의 방송분 속 자그마한 단서들까지도 하나하나 곱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극 중 세상은 맥락 없이 흘러가지만, 그 속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대사에는 분명 맥락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날 방송에서 오연주(한효주 분)는 모두가 물 속에 가라앉아 죽은 것으로 알고 있던 강철의 익사체를 찾아 헤맨다. 그러던 중 사체 확인을 요구하는 연락이 왔고, 오연주는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다는 사실 때문에 강철의 시신이 아닐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날 강철이 반지를 착용했을 지 아닐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일이 불투명하다 보니, 이조차도 복선으로 다가온다.
또 방송 말미 다리 위에 위태롭게 올라가 있던 의문의 남자의 정체도 미심쩍다. 그가 뒤돌아 섰을 때의 의상은 강철이 현실 세계로 건너 왔을 때의 옷과 매우 흡사하다. 혹시 강철과 의문의 남자가 동일 인물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방송에서는 강철과 오성무가 독대하며 과거를 회상하던 중 오연주가 그림을 좋아하고 잘 그렸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이 때문에 사실 웹툰 ‘W’의 원작자는 오연주라는 추측도 가능할 듯하다.
이처럼 ‘W’에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지나간 이야기들을 동원해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시 움직인 웹툰 속 세계에서 강철과 오연주는 행복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