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제작진이 깔아놓은 떡밥은 얼마나 많은 것일까. 대사와 장면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될 만큼 깨알 같은 단서들이 드라마에 대거 투입돼 있는 모양이다. 시청자들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며 저마다의 ‘W’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것은 작품을 단순히 시청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해석하는 ‘놀이’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작품성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놀이다.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은 로맨틱 서스펜스 멜로 장르를 표방한 종합장르세트다. 만화 속 세상이 존재하고 있으며 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스펙터클한 이야기와 로맨스를 그린 것. 눈으로 증명되지 않은 상상 속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상상력을 요구한다.
이에 시청자들은 스스로 드라마를 보다 적극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제작진의 의도를 누구보다 빨리 캐치해 온라인상에 공유하고 있는 것. 실제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상반기 크게 주목 받았던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 역시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 저마다 해석을 온라인상에 올려놓으며 적극적인 수용자의 모습을 보여줬던 바. 영화와 달리 드라마의 특성상 ‘W’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중간에 다양한 ‘떡밥’ 해석을 올려놓으며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하게 한다.
제작진의 떡밥은 주로 작품의 만듦새와 연관돼 있다. 제작진의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 부터가 추측의 시작인데, 이렇게 의심가게 하는 부분이 많을수록 디테일까지 신경 쓴 작품이 될 수 있다.
시청자들이 현재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강철(이종석 분)과 오연주(한효주 분)의 웹툰 속 결혼 여부다. 지난 4일 방송된 6회분 말미에는 다음주 예고편이 전파를 탔다. 이때 빠르게 지나가는 대사를 통해 강철이 연주와 혼인신고를 이미 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내용을 토대로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이미 제작진이 앞서 떡밥을 숨겨놨다고 추측하고 있는 것. 여기에 “결혼했어요?”(강철), “아뇨”(연주), “잘됐네”(강철)로 이어지는 대사도 심상치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이 추측이 맞는지 여부는 앞으로의 방송 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날 예정. 이쯤 되면 사실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요일은 수목인데, 방송되지 않는 날에도 시청자들은 드라마 전개와 관련한 추측으로 이야깃거리를 재생산하며 즐기고 있기 때문. 혹 단순한 낚시일지라도 이미 ‘놀이’로 향유하고 있는데 큰 의미가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