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의 한승연을 보고 있으면 ‘마녀사냥’에서 곽정은이 몇 번이고 여성들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바로 연애할 때, 사랑할 때 자존감을 높이라는 것.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 어떤 남자든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준다는 말이다.
그런데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에서 예은(한승연 분)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자존감은 완전히 땅에 떨어진 상태에서 연애하고 있다. 예은을 보고 “답답하다”며 가슴을 치는 여성 시청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 정도로 예은은 정말 바보 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예은은 ‘을의 사랑’을 하고 있다. 더 많이 좋아하지 않은 척, 상처받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남자친구 두영(지일주 분)에게 매번 끌려 다니고 모든 걸 두영에게 맞춘다.
사실 두영이 좋은 남자면 예은이 얼마든지 두영이 리드하는 대로 따라가도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두영은 절대 좋은 남자가 아니다. 나쁜 남자라고도 할 수 없는 질이 안 좋은 ‘나쁜 놈’이다. 두영의 나쁜 놈인 건 ‘청춘시대’ 첫 회부터 밝혀졌는데 예은은 1주년을 맞아 두영과 만나기로 한 카페에 갔다. 하지만 두영은 지금 일어났다고 했고 예은은 먼저 오지 않은 척 자신도 집에서 지금 출발한다고 거짓말 했다.
그리고 두영을 만나 한 달 동안 커피도 끊고 산 비싼 옷을 선물했는데 두영은 집에 선물을 두고 왔다면서 예은을 집에 데리고 가서 준 건 학교 앞 화장품 가게에서 나눠준 샘플 향수였다. 예은은 크게 실망했지만 실망하지 않은 척 했고 두영은 전혀 미안한 마음도 없이 예은에게 진한 스킨십을 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웠다.
이뿐 아니라 예은이 두영에게 연락해도 두영은 오래도록 답이 없었고 두영은 자신이 연락하고 싶을 때만 예은에게 연락했다. 그러다 자신이 내킬 때 친구들과 술을 먹는다며 예은에게 나오라고 해놓고 예은이 한껏 예쁘게 준비해서 나가려고 하자 술자리가 끝날 것 같다면서 오지 말라고 했다.
지난 주 방송에서 두영은 나쁜 놈의 끝판왕을 보여줬는데 대학 콤플렉스가 있던 두영은 자신보다 좋은 대학에 다니는 예은이 서명을 하며 학교 이름을 적은 것에 대해 크게 화를 냈다. 단순히 화만 낸 것이 아니라 예은이 집에 데려다 주고는 차에서 내리지 않는 예은을 끌어내려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 후 지난 5일 5회분에서 예은은 두영과 안 좋게 헤어진 후 힘들어하고 분노하다 두영을 좋아하면 안 되는 수 만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이별을 결심하고 두영을 만나 헤어지자고 했다. 하지만 두영은 자신과 헤어질 거냐고 하자 결국 예은은 고개를 저으며 울었고 끝내 헤어지지 못했다.
예은은 또 ‘연애호구’의 삶을 택했다. 두영과 헤어져야 하는 걸 알면서도 오랜 시간 쌓아온 정과 사랑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는 예은. 곽정은과의 연애상담을 강력 추천해주고 싶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청춘시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