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이 끝내 이뤘다. 수많은 작품에서 '천만 요정' 오달수 못지 않은 존재감을 보였던 그는 특별출연했던 영화 '베테랑' 이후 자신의 이름을 앞줄에 건 첫 천만 영화를 맞이하며 '쌍천만 배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부산행'의 흥행 청신호는 칸영화제에서 먼저 켜졌다. 제69회 칸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 작품으로 초청된 이 영화는 공식 상영 직후 현지 관객과 언론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중 한 명인 마동석의 인기는 대단했다. 좀비를 피해 도망가지 않고 때려잡는 무적의 캐릭터라는 점에서 웃음과 통쾌함을 줬기 때문이다.
당시 칸 공식 상영회에서 마동석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터져나온 사실은 우리 언론의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별명의 가짓수는 증가했다. '마요미'에서 '마블리', '마쁜이'까지 극중 아내 정유미에게 꼼짝 못하는 극중 캐릭터는 평소 마동석이 갖고 있었던 호감형 이미지와 시너지를 일으켰고 '마쁜이'의 인기는 더 열기를 더해갔다.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천만 영화 '부산행'의 이름을 올리기까지, 마동석은 '소처럼' 일하며 영화 배우로서의 실력과 명성을 쌓아왔다. 2004년 영화 '바람의 전설'에서 단역으로 시작해 '천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부당거래' 등에서 인상적인 조연 배우로 거듭났고, '통증'이나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등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며 충무로 성격파 배우로 입지를 공고하게 다졌다.
어떤 영화든 주조연을 가리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화 속 마동석의 비중은 높아졌다. 개성있는 외모와 자연스러운 연기력 때문에 그를 부르는 이들이 많아졌고, 그 사이 찍은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박웅철 역은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인해 그에게 '마요미'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결정적으로 마동석의 존재감이 빛났던 작품은 영화 '베테랑'이다. '베테랑'에서 특별출연으로 아트박스 사장 역을 맡은 그는 영화 말미 악인인 재벌3세 조태오에게 거침없는 일갈을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으며, 그로인해 한동안 아트박스 사장님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아야 했다. '베테랑'은 그의 첫 번째 천만 영화이기도 하다.
이후 '마요미' 캐릭터의 결정판을 찍은 것은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굿바이 싱글'이다. 이 영화에서 깔끔한 성격의 연예인 스타일리스트 평구 역을 맡은 그는 김혜수의 옆을 든든하게 지키는 절친 캐릭터로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굿바이 싱글'이 끝나고 다시 '상남자'의 매력을 장착, 영화 '부산행'으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로써 '마쁜이'는 쌍천만 배우가 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무려 10년간 영화와 연기만을 바라보고 이뤄온 결과이기에 더 값지다. 쌍천만 배우가 된 마동석이 앞으로 써 내려나갈 새로운 행보에 기대와 이목이 집중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부산행'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