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설렌다. 힙합그룹 언터쳐블의 슬리피와 개그우먼 이국주가 마치 ‘우리결혼했어요’ 같은 케미스트리(조합)를 자랑했다. 애정을 더 많이 표현하는 쪽은 슬리피, 아닌 듯 챙겨주는 건 이국주, 두 사람이 함께 슬리피의 전셋집을 알아보려 서울 한남동을 누볐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는 이국주가 슬리피의 집을 찾았다. 슬리피는 현재 같은 그룹 멤버와 함께 살고 있는 중인데, 독립하기 위해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국주는 오랜 자취경험을 토대로 슬리피에게 조언하고자 나선 것. 그도 그런 것이 슬리피는 여전히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을 지니고 있었고 집에 대한 자신의 로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창문을 통해 한강이나 산이 보이는 집, 작업실과 침실과 옷방으로 이뤄진 방 3칸, 그리고 슬리피의 영원한 로망 아파트여야 한다는 것. 문제는 그러려면 돈이 많이 들었다.
슬리피가 가진 돈으로는 그런 집에 이사 올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아파트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는데 이는 그의 과거와 연관돼 있었다. 과거 IMF가 터지면서 집에 빨간 딱지가 붙었던 경험이 있던 그. 그 다음부터는 꼭 성공해서 아파트에 살겠다는 꿈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 슬리피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 이국주이지만 현실적인 조언도 해주지 않을 수 없는 바. 집을 둘러볼 때도 물은 잘 나오는지, 키가 큰 슬리피에게 불편한 곳은 없는지 등 꼼꼼하게 살폈고, 현실적인 조건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가운데 마치 연인 같은 분위기를 다수 연출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슬리피였다. 그는 이국주에게 “‘우결’ 찍는 것 같지 않냐?”고 물었고 이국주는 “무슨 소리냐. 난 이런 남편 안 둘 거다”며 크게 반발했다.
두 사람의 이런 티격태격한 모습은 계속됐다. 슬리피는 자신을 위해 김치볶음밥을 해준 이국주를 다정히 챙겼고, 이에 이국주는 “‘우결’ 아니야”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던 것. 또한 집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에 와서 슬리피는 “‘우결’ 찍고 있다”고 말했고 이국주는 “신혼집 아니고 이분 혼자 사는 집이다”며 역시 철벽을 쳤다.
이중에서도 가장 설레는 포인트가 있었다. 여자친구 아니냐는 의혹(?)에 “아직은”이라며 말을 흘린 슬리피 때문이었다. “4천만 원 있다고?”라는 장난으로 예능처럼 마무리된 두 사람의 ‘우결’ 분위기였지만, 그럼에도 확실히 설렘을 전달하기엔 충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