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입니다.”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 이유가 있었다. 독특한 웃음소리, 선천적으로 웃음을 주는 예능감으로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면, 이제 다시 그의 진면모를 확인할 시간. 가수 한동근의 이야기다.
한동근은 지난 2013년 종영한 MBC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 우승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리틀 임재범’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실력을 당당히 인정받은 것. 그 이후로 빛을 발한 것은 다름 아닌 예능이다.
지난 4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 6월 ‘라디오스타’에도 나올 수 있게 된 것. 특히 ‘라디오스타’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그의 독특한 화법에 걸그룹 씨스타의 효린도 놀라워할 정도. 순수함과 능글맞음이 묘하게 공존하는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이렇게 ‘예능유망주’로서 주목 받은 한동근은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서 당당하게 가수로서 실력을 증명했다. 정인이 임신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면서 그녀의 후임으로 합류하게 됐고, 일반인 파트너 최효인과 팀을 꾸리게 된 것.
토크를 나눌 때까지만 해도 자신을 “가수입니다”라며 소개하고, 특유의 순수하면서도 능글맞은 모습을 선보였던 바.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그런 얼굴을 완전히 지웠다.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무대에 빠져들었고, 그런 그의 진지한 모습에 시청자들도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선곡은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때까지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바다와 이원갑 팀이 404점으로 1등을 달리고 있었는데, 한동근과 최효인은 조용히 452점으로 역전했다. 모두가 숨을 죽인 상태였고, 두 사람은 점수와 상관없이 무대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었던 것. 노래 반주가 끝나고 나서야 관객들은 환호할 수 있었고 두 사람도 기뻐했다.
이들을 보고 MC들과 패널들의 극찬이 쏟아졌다. “스타탄생의 시작을 보는 것 같다”, “최고의 무대였다”, “제2의 산들과 조선영이 될 것” 등의 평가였다. 시청자들의 마음도 딱 그랬다. 왕중왕전을 우승하며 단언컨대 ‘듀엣가요제’가 낳은 최고의 듀엣으로 선정된 산들 팀. 이들을 잇는 듀엣의 탄생이라는 걸 모두로 하여금 직감케 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