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불후' 이상민, 룰라 히트곡 남았으니 2탄 갑시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8.07 06: 55

 그렇다. 그는 짠 내 나는 '음악의 신' 이전에 가요계 전설 룰라 이상민이었다. 이상민을 주축으로 1990년대 결성돼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룹 룰라의 히트곡들이 '불후의 명곡'에서 조명됐다. 가요계 한 획을 그었던 다수의 명곡은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특히 이상민은 이혼과 사업 실패 등 사건과 사고를 딛고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터라 이 같은 특집의 의미가 더 컸다. 
 
이상민은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룰라의 두 여성 멤버 김지현, 채리나와 함께 전설의 자리에 앉았다. 어느 때 보다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인 그는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신동엽의 말에 "감사하다는 말 말고 생각나는 말이 없다. 이런 날이 왔으니 이제는 열심히 살겠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에 신동엽은 "다음번에 룰라 특집을 하면 그때도 꼭 나오셔야 한다. 여자 두 분만 나오게 하면 안 된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고 이상민은 멋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출연 가수들은 히트곡부터 숨겨진 명곡까지 룰라의 다양한 곡을 택해 무대를 선보였다. 폴댄스라는 섹시한 퍼포먼스를 접목한 스테파니의 '100일째 만남'부터 박정아와 갈릭스의 유쾌한 '연인', 원곡 못지 않게 신났던 손승연과 배치기의 '비밀은 없어', 팬심이 뚝뚝 묻어난 김희철 김정모 조미의 '프로와 아마추어', 상큼했던 멜로디데이의 '썸머 오브 러브', 룰라를 완벽하게 재연해 눈길을 끌었던 제국의아이들, 나인뮤지스의 '날개잃은 천사', 감동을 선사한 최정원과 '브로드웨이 42번가' 팀의 '3!4!'까지 각각 특색있는 무대가 룰라 멤버들
을 웃게 했다. 
이상민의 '불후의 명곡' 출연이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한 때 그가 KBS 출연금지 연예인 목록에 이름을 올렸었기 때문이다. 과거 불법 도박 관련 문제로 출연금지를 당한 이상민은 2016년 4월 출연금지가 해제돼 KBS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게 됐고 드디어 '불후의 명곡'에도 입성했다. 
사실 과거 전설적 가수들의 노래로 요즘 가수들이 대결을 벌이는 '불후의 명곡'에서 룰라는 꼭 한 번쯤 다뤘어야 하는 그룹이었다. 90년대 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그룹이자 여전히 사람들이 기억하는 히트곡들을 수없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룰라 특집이 1부로만 끝나는 데 아쉬움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상민은 엠넷 '음악의 신'에서 "음악 예능과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후 그 자신이 음악 예능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는 MBC '복면가왕'에 이어 '불후의 명곡'까지 출연하면서 음악 예능에 항복을 한 모양새가 됐다. 이상민의 이 같은 전쟁 실패(?)가 마냥 기분이 좋은 것은 역시나 그가 누구보다 음악 예능과 어울리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의 영광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상민의 모습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안도감과 감동을 동시에 줬다. 
룰라 특집 2탄을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룰라와 이상민이 만든 히트곡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eujenej@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