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썸머송이 사라졌다?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는 뭘까? 시원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상쾌함, 따라 부르기 쉽고 밝은 에너지가 느끼지는 노래? 봄에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처럼 계절감을 주는 소재를 활용한 이른바 '봄 캐럴'이 유행하고, 가을에는 발라드를 듣는 거처럼 여름에 컴백하는 가수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것이 썸머송이다. 여름의 대표 아이돌로 꼽히는 씨스타의 경우 이 계절의 분위기를 잘 살린 썸머송으로 차트를 장악하는 그룹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차트에서는 이 흔히 생각하는 '썸머송'의 히트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여름 분위기를 살린 레게풍의 곡이 많이 발표됐지만 크게 히트한 곡이 없거나, 썸머송의 분위기와는 다른 곡들만 인기를 끈 것.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봄을 대표하는 것과 다르게, 최근에는 여름을 대표하는 곡들을 찾기 힘들다.
지난해 7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 월간차트를 보면 씨스타의 '쉐이크 잇(SHAKE IT)'과 소녀시대의 '파티(PARTY)'가 각각 1위와 9위에 오르면서 인기를 끈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요제의 영향으로 7, 8월 차트에 출연 가수들의 곡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았는데, 그 중에서도 씨스타와 소녀시대의 썸머송 정도가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 씨스타의 '쉐이크 잇'은 8월까지 두 달 연속 TOP10에 들었다.
반면 올해에는 '썸머송'이라고 할만한 히트곡을 찾기 힘들다. 오히려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5'의 힙합 곡들과 드라마 '또 오해영'의 OST가 높은 순위가.
지난 6월 월간차트에서는 어반자카파의 발라드 '널 사랑하지 않아'가 1위를 차지했다. 발표 직후 1위에 올라 롱런 히트한 이 곡은 애절하고 아련한 진한 발라드 감성의 곡. 또 4월에 발표한 트와이스의 '치어 업(CHEER UP)'과 정은지의 '하늘바라기'가 롱런한 것이 의미 있다.
7월 차트에서는 걸그룹 원더걸스가 '와이 쏘 론리(Why so lonely)'로 1위를 차지했다. 롱런 중인 인기곡이다. 이 곡은 원더걸스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작 타이틀로 내세웠는데, 레게팝 장르. 레게 분위기를 더했지만, 썸머송의 매력과는 또 다른 곡이다.
썸머 걸그룹으로 대표되는 씨스타의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도 5위를 기록했지만, 이 곡은 여름의 경쾌한 분위기를 살린 기존 씨스타의 곡과는 전혀 다른 느낌. 아직까지 올해에 딱 기억에 남는 히트 썸머송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그만큼 음악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름의 열기를 힙합 음악이 더욱 뜨겁게 달구고, 원더걸스와 트와이스, 여자친구 등 걸그룹이 여전히 여름에 잘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또 어반자카파나 현재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탠딩에그 등 다양한 뮤지션이 활약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 팬들의 취향이 폭넓어졌다는 의미도 있다. /seon@osen.co.kr
[사진]각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