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윤계상이 변했다. 승소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첫사랑인 전도연에게만 선한 남자였던 윤계상이 사랑에 아파하며 약점을 드러냈다. 오해가 쌓여 씁쓸하고 허탈한 남자 윤계상이 역설적으로 ‘섹시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윤계상은 현재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첫 사랑 김혜경(전도연 분)을 돕는 친구이자 로펌 대표 서중원을 연기한다. 경영 악화로 존폐 기로에 놓인 로펌을 살리기 위해 친구 혜경을 도우면서도 이용하는 구석이 있는 중원. 그는 혜경에게는 착한 남자였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냉정하고 때론 악한 사람이었다. 승소를 위해 진실이 아닐지언정 의뢰인을 위한 거짓말과 계략을 꾸밀 수 있는 남자 중원이 달라진 것은 선한 진실을 추구하는 혜경 때문.
중원은 혜경에게 고백을 했지만 혜경의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의 변호사 오주환(태인호 분) 때문에 고백이 전달되지 않았다. 혜경 역시 중원이 자신에 대한 마음을 비웠다고 생각해 남편 태준에게 다시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태.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지만 엇갈린 두 남녀는 성공을 위해 아내 혜경을 이용하고 있는 악하고 부도덕한 남편 태준 때문에 소원해졌다.
지난 6일 방송된 10회에서 태준이 진실과 관계 없이 승소한 후 자유의 몸이 되면서 중원은 입안에 감도는 쓴 맛을 숨길 수 없었다. 혜경을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태준의 복귀는 중원과 혜경 사이를 멀게 만드는 걸림돌이 될 전망. 로스쿨 모의 법정에서 학생에게 일격을 당할 정도로 마음이 약해진 중원은 그리고 멀리서 태준과 함께 있는 혜경을 바라보며 씁쓸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강단 있고 때론 무서울 정도로 냉철했던 중원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그동안 태준의 거짓말로 드러나지 않았던 추악한 진실이 모두 공개된 가운데, 아무래도 사랑을 잃은 남자 중원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시청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자꾸만 태준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혜경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중원의 안타까운 처지가 여심을 흔들고 있다. 동시에 허망하고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중원을 연기하는 윤계상에 대한 호감도 확 높아졌다.
윤계상은 이 드라마에서 중원이라는 역할에 다른 배우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인물에 완벽히 몰입한 모습이다. 미세한 표정 변화로 향후 전개가 예측이 될 정도로 중원 그 자체를 연기하는 윤계상은 ‘굿와이프’의 수준 높은 완성도를 이끄는 배우다. 중원이 흡인력 있는 인물로 여겨지는 데 있어서 윤계상의 열연이 큰 힘이 되고 있는 것. 목소리와 표정 자체에 진중하고 설득력 있는 성격을 집어넣은 윤계상이 남은 ‘굿와이프’에서 보여줄 진짜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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