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의 고수가 악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자기 마음대로 세율을 올리고 걷은 세금을 김미숙에게 상납했다. 주인공의 변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급격한 변신이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는 윤태원(고수 분)이 과거시험을 빌미로 종이를 매점매석해서 큰돈을 벌려고 하다가 명종(서하준 분)과 옥녀(진세연 분)의 방해로 실패해서 곤경에 처했다. 윤태원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서 일방적으로 상단으로부터 걷는 세금을 올리는 극단적인 수를 썼다.
태원은 백성들의 안위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윤원형(정준호 분)과 정난정(박주미 분) 못지않은 행동을 했다. 장사하는 상인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올리면 그 피해는 상인들로부터 물건을 사는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문정왕후(김미숙 분)에게 상납할 뇌물을 바치기 위해서 그런 일을 감행한 것. 과거 옥녀와 함께 윤원형과 정난정을 무찌르려고 했던 사람인지 의심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러면서 태원은 정난정이 이끄는 상단과 자신이 이끄는 상단에게는 특혜를 베푸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리원칙대로 모든 상단에게 고르게 세금을 올렸다면 태원의 모습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 수 있지만 자신과 친한 사람을 봐주는 모습에서 과거의 올바르고 정의로웠던 태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성향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성격이 변한다고 할지라도 동기나 계기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 시청자는 드라마에 몰입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이었던 태원의 극적인 성격 변신은 여러모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하게 변한 태원의 성격으로 인해 옥녀와 로맨스도 흔들린다는 점이다. 악행을 저지르는 태원은 여전히 옥녀에 대한 애정과 미련을 표현하고 있지만 과거에도 현재에도 둘 사이는 진전된 적이 없다. 두 사람이 함께 많은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애정에 확신을 가질 상황이 아니었다. 너무도 변해버린 태원과 옥녀 사이에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한 시청자는 둘의 로맨스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태원이 계속해서 악역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하다. 과연 태원이 어떤 계기와 방법으로 지금의 악행을 만회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