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복면가왕'은 신의 한수, 김흥국이 롤모델" [인터뷰①]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08.08 10: 00

'방송인 이천수, 핫태핫태!'
이천수는 지난해 11월 25일, 축구인으로서 그라운드를 떠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언제 울었냐는 듯 일주일 후 MBC '일밤-복면가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예전부터 '노래 좀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자신감은 넘쳤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으니 그렇게 떨렸다고. 
선수 시절 '악동'으로 불릴 만큼 당돌한 플레이로 대표되는 그이지만 '초보 방송인'으로서는 당연히 긴장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8개월 뒤, 이제는 '프로 방송러'가 다 됐다. "내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고 있어요"라며 울상을 짓고, 방송 시청률을 김구라 급으로 꼼꼼히 따지는 그였다. 

지난 3일, 마포구 합정동 OSEN 사옥에서 '방송인' 이천수를 만났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자신감은 여전했지만 딸 주은이 자랑을 쏟아내는 '아빠' 이천수는 보너스였다.  
◆"'복면가왕' 출연, 이렇게 이슈가 될 줄이야"
은퇴식 후 일주일 만에 잡힌 방송 스케줄이라 이천수는 완벽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무대에 섰다. 게다가 가수들도 두려워한다는 복면을 쓰고 노래해야 하는 '복면가왕'이었다. 비록 1라운드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그의 출연은 '핫 오브 핫'이었다. '역대급 반전 출연자'라는 타이틀도 붙었다. 
"트레이닝을 좀 더 받고서 '복면가왕'에 나갔다면 더 잘했을 텐데 아쉬워요. 영혼이 도망간 채 무대에서 노래했거든요. 알고 보니까 제 1라운드 상대가 심지어 이지훈이었더라고요. 3라운드 곡은 준비 안 하려고 했는데 제작진이 룰이라고 얘기해서 이승기의 '다 줄거야'를 연습했죠. 그런데 1라운드에서 19표밖에 못 받았다니 하하. 그 19명은 누구였을까요?"
'복면가왕'을 시작으로 이천수는 본격적인 방송계 행보를 걸었다. '핫'한 예능 프로그램은 거의 다 출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SBS '오 마이 베이비', '신의 목소리' 등이 그것. "잘 나가시네요"라고 하니 이천수는 "'복면가왕'이 신의 한 수였죠"라고 답했다. 
"선수 시절 이미지가 세서 방송인으로서 적응기가 필요했죠. 그래서 8개월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경험하고 배웠어요. 처음 운동했을 때의 마음가짐 그대로 방송에 접근하고 있어요. 집중하고 몰두해서 최선을 다하는 거죠. 방송인으로서 많이 알아봐 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합니다"
◆"주은이 덕에 안티가 많이 없어졌어요"
이천수는 현재 SBS '오마이 베이비'에서 딸 주은-아내 심하은과 단란한 가정 이야기를 공개하고 있다. 축구 선수 때와 전혀 다른(?) 다정한 면모에 '딸 바보' 이천수를 보며 시청자들은 편견을 없애고 있다. 예전에는 거리에서 이유 없이 시비거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이웃사촌 아이들까지 웃으며 아는 척한다고 자랑하는 이천수였다. 
"주은이가 집에서 예쁜 행동을 참 많이 해요. 그리고 정말 예쁘죠. 이천수를 닮았는데 예쁘다니 희한하긴 한데 점점 엄마쪽 얼굴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사실 아이가 싫어했다면 방송에 안 나갔을 텐데 주은이는 좋아하더라고요. 촬영팀 오는 날을 기다리기도 하고요. 본인이 TV에 나오면 유심히 보면서 모니터를 해요. 하하"
육아 예능까지 접수한 그는 방송인으로서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털라인' 1기로서 김흥국이 롤모델이며 나영석 PD의 예능에 꼭 나가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완전 방송인 다 됐네요"라고 하니 이천수는 "하나에 집중하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방송이에요. 프로그램마다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고 있죠"라고 힘줘 말했다. 
"강호동 형이 조언을 해줬어요. '운동과 방송은 다르다. 여기선 사고 한 번 잘못 치면 바로 끝난다. 내 잘못이 없어도 시비에 휘말렸다는 것 만으로도 아웃이다. 그러니 그것만 참아라'고요. 다행히 요새는 시비거는 이들보다 잘 보고 있다고 웃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행복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sunday@osen.co.kr  '복면가왕', '오마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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