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토요일 오후 5시대를 책임지던 육아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를 없애고 새 예능 3편을 쏟아낸다. 이미 파일럿 방송으로 안방극장에 공개됐던 프로그램들을 평일 오후 9시대와 11시대에 배치해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8일 SBS에 따르면 ‘오 마이 베이비’는 오는 20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후속 프로그램은 없다. SBS는 인기 프로그램을 이 시간대에 재방송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2일을 기준으로 SBS가 대폭적인 편성 변경을 꾀하는 것. 리우올림픽이 폐막한 이후 시점이다.
‘오 마이 베이비’는 육아 예능프로그램 전성기에 방송됐지만 타 프로그램인 MBC ‘아빠 어디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비해 화제성이 떨어졌다. 시간대를 이동하며 방송을 이어왔지만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종영 후 남은 빈 자리는 ‘꽃놀이패’가 채운다. ‘꽃놀이패’는 서장훈, 안정환, 조세호, 유병재, 김민석, 방탄소년단 정국이 출연해 꽃길과 흙길로 조를 나눠 극과 극의 운명을 경험하는 구성이었다.
금요일 오후 11시대는 ‘다시 쓰는 육아일기-미운 오리 새끼’가 방송된다. 이에 따라 ‘웃찾사’는 수요일 오후 11시대로 이동한다. 수요일 오후 11시대는 ‘신의 목소리’가 방송되던 자리. ‘신의 목소리’ 역시 종영할 예정이다. ‘미운 오리 새끼’는 한혜진과 신동엽이 MC를 맡았고 결혼하지 않은 아들을 엄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구성으로 재미를 안겼다.
‘스타킹’이 떠나는 화요일 오후 9시대는 ‘맨인블랙박스’가 방송된다. 블랙박스 영상 뒤에 숨은 이야기를 파헤치는 정보성 프로그램으로 김구라와 최기환이 진행을 맡았다.
그야말로 대폭적인 물갈이다. 장수 예능인 ‘스타킹’과 음악 경연 예능인 ‘신의 목소리’, 육아 예능인 ‘오 마이 베이비’가 차례대로 막을 내린다. 이미 종영한 ‘동상이몽’까지 더하면 SBS는 한여름에 예능프로그램이 무려 4편이나 종영하는 셈이다. 4편 중 빈 자리를 그대로 두는 토요일 오후 5시대만 빼고 새로운 예능프로그램들이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다. SBS는 이 같은 개편을 두고 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 사이 SBS는 예능프로그램을 끝없이 신설하고 인기 없는 프로그램들을 줄줄이 폐지해왔다. 지상파 3사 중 가장 많은 개편을 단행했지만, 아쉽게도 예능 흐름을 뒤흔들거나 동시간대 시청률 혹은 화제성 1위에 안착한 프로그램이 손에 꼽을 정도다.
통상적인 개편 시기인 봄과 가을이 아닌 한 여름 불어닥친 개편 칼바람은 안방극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까. 일단 논란이 있긴 했지만 화제성이 강했던 ‘꽃놀이패’, 어디서 많이 본 듯 하지만 안정적인 재미를 안겼던 ‘미운 오리 새끼’, 정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맨인블랙박스’가 SBS를 살려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출발선상에 섰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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