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닥터스’의 매력은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얼굴도 예쁘고 싸움도 잘하고 지고지순한 의사인 박신혜라는 인물은 판타지 일 수 있지만, 박신혜와 김래원이 그려나가는 사랑과 의사로서 일상은 지극히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닥터스’에서는 무사히 치료를 마치게 된 남바람(남궁민 분)의 사연과 3년 동거 끝에 결혼식을 치르는 당일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아이와 아내를 모두 잃게 된 남편(이상엽 분)의 사연이 그려졌다.
임신 20주의 아내는 교통사고로 인한 뇌 손상으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아내와 아이 모두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아내의 수술 여부를 두고 홍지홍(김래원 분)과 유혜정(박신혜 분)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지홍은 의사의 관점에서 아내를 수술해도 별다른 성과가 없기에 단호하게 포기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괜히 수술한다고 해서 남편에게 헛된 희망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혜정은 남편의 입장과 기적을 바라는 입장에서 수술을 집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홍도 혜정의 설득과 과거 양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남편의 입장이 돼 봤기에 수술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기적을 바라는 수술 결과를 다루는 장면에서 ‘닥터스’의 분명한 매력이 드러난다. 힘겹게 지홍이 수술을 결정하고 집도했지만 아내가 깨어나는 기적은 없었다. 드라마이기 때문에 산모가 깨어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단순히 기적을 그리는 것을 넘어서서 현실적인 눈으로 사건을 그리면서 만들면서 또 다른 감동을 줬다. 혜정의 눈물과 해설을 통해 기적이 없어도 아니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닥터스’의 세련된 연출은 드라마 시작부터 빛이 났다. 혜정과 지홍의 첫 만남부터 혜정과 말순(김영애 분)이 나누는 대화까지 드라마지만 톡톡 튀는 대사들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하였다. 혜정과 지홍이 겪는 사건은 스펙터클하지만 대처는 현실적이다. 스펙터클한 사건과 대처 사이에서 ‘닥터스’는 절묘하게 균형을 잡으며 시청자를 몰입하게 한다.
그렇기에 ‘닥터스’는 단순히 의사끼리 연애하는 드라마가 아닌 의학드라마로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모습과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동이 느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닥터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