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으로 천만감독 대열에 이름을 올린 연상호 감독이 자신의 주 무기인 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으로 다시 한번 극장을 찾는다.
'부산행'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 애니메이션 영화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던 그였기에 그의 신작 개봉소식은 더욱 더 기대를 모은다. 대중적인 유명세까지 거머쥔 연상호 감독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까.
'서울역'은 실사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이다. 바이러스가 시작된 서울역을 배경으로 아수라장이 된 대재난 속에서 오직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담은 것.
공개된 프리퀄 포스터와 메인 예고편은 '부산행'과 비슷한 콘셉트라는 것을 예상하게 하지만, 실사영화가 아닌 연상호 감독 특유의 작화법으로 표현한 '서울역'은 호기심과 동시에 또 다른 매력을 기대하게 만든다.
사실 연상호 감독은 영화 팬들이나 그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팬들에겐 애니메이션 감독이란 타이틀로 더욱 익숙하다.
지난 2011년 개봉했던 '돼지의 왕'은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최초의 스릴러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제작됐다. 기존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를 위한 영화'라는 공식같이 존재했다면,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은 이런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깬 작품으로 기억된다.
2013년 개봉한 '사이비' 또한 마찬가지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해당 작품은 한국 종교의 이면을 신랄하게 파헤쳤고 충격적인 전개와 스토리는 연상호 감독에게 제25회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수상이란 영광을 안겼다.
이 외에도 '창' '사랑은 단백질' '디 데이' 등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자신의 독자적인 길을 열었던 연상호 감독. '부산행'으로 천만 감독이 된 것은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던 그에게 어찌보면 아이러니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산행'의 흥행을 통해 연상호 감독은 대중성이란 또 다른 무기까지 거머쥔 셈.
외국의 애니메이션이 천 만을 만드는 시대다. 연상호 감독의 주 무기인 '애니메이션 영화'가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로 '천 만'이란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의 행보에 기대감이 쏠린다.
'서울역'은 8월 18일 개봉한다. /sjy0401@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 '서울역' '돼지의 왕' '사이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