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저러니 해도, Mnet '프로듀스101'은 시즌2가 궁금하다. 아니, 더 궁금해졌다. 101명의 연습생이 벌이는 잔혹한 경쟁이 안겨주는 긴장감, 거기에서 얻게 되는 극적 재미와 몰입감도 물론 그립지만,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에 국한된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덧 종영 4개월, 이후 가요계나 방송계에서 빚어지고 있는 눈에 띄는 성과들이 '프로듀스101'을 향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 '프로듀스101'이 배출한 11인조 아이오아이(I.O.I)를 비롯해, '음악의신2'를 통해 데뷔의 꿈을 이룬 C.I.V.A, 또 '퀵빛짹푸핸'이 I.B.I라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실제 데뷔를 예고하고 있는 점 등이 그렇다.
◇아이오아이, 강력한 프로젝트 걸그룹
'프로듀스101'을 비롯해 대부분의 오디션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이 끝난 이후 그 파급이나 영향력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더욱이 아이오아이의 경우, 이미 소속사가 있는 연습생들이 한데 일시적으로 뭉쳤다는 점에서 향후 활동에 대해 불투명한 시선도 존재했던 터. 특히 데뷔곡 '드림걸스'가 기대보다 저조한 음원 성적과 더불어 지상파 활동에 대한 제약이 불거지면서, 이같은 우려가 커졌다.
KBS와 JTBC 예능 출연을 비롯해 네이버 V앱과 Mnet 리얼리티 등이 차례로 아이오아이를 담아내면서, 큰 호응을 일궈냈으며, 7인으로 구성된 유닛이 발표한 'Whatta Man(GOOD Man)'이 공개 당일 3곳의 음원차트에서 실시간 1위를 거머쥐며 선전했다. 이는 YG에서 선보인 대형신인 블랙핑크와의 대결에서 얻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대목.
◇C.I.V.A, '음악의신2'로 훨훨 날다
'프로듀스101'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김소희와 윤채경은 의외의 활약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바로 4년만에 부활한 '음악의신' 시즌2에서 이상민과 탁재훈이 대표로 있는 LTE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멤버로 합류한 것. 페이크 다큐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마니아층이 두터운 '음악의신2'의 인기와 시너지는 만들어낸 두 사람은 이수민과 C.I.V.A로 '엠카운트다운'을 통한 실제 데뷔무대는 물론 음원발표, 라디오 및 행사 등을 소화하며 활약했다.
◇I.B.I,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김소희와 윤채경은 이후, 한혜리, 이수현, 이해인과 함께 아이비아이(I.B.I)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했다. '퀵빛짹푼핸'으로 불리며, 아이오아이 멤버들만큼 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탈락멤버들의 조합이다. 이는 아이유 등이 속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기획과 제작으로 가능했다. 오는 18일 데뷔를 목표로 막바지 준비중. 데뷔곡은 에이핑크의 '부비부', '유유' 뿐 아니라 카라, 걸스데이, 유키스 등과 호흡했던 히트 프로듀서 노는 어린이가 B1A4, 보아·이승기·김태우 등과 작업했던 지그재그노트와의 합작품. 또 다른 앨범 수록곡은 지그재그노트의 곡이다.
◇구구단, 우주소녀, 다이아로 장외 활동
'프로듀스101'은 연습생 신분이었던 이들에게 강한 인지도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데뷔가 막연했던 이들은, 아이오아이, 혹은 아이오아이에 선발되지 못했음에도 방송으로 형성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데뷔 첫발을 내디디기도 했다.
아이오아이가 프로젝트 걸그룹이고, 완전체와 유닛을 오가는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소속 멤버들도 각자의 소속사에서 다른 활동을 겸하는 경우도 생겼다. 김세정과 강미나가 합류한 젤리피쉬의 구구단, 유연정의 우주소녀 합류, 정채연의 다이아 합류 등이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 향후 임나영, 주결경은 플레디스걸즈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아이오아이와 '프로듀스101'을 통한 인지도 향상의 혜택을 받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탈락 멤버인 황인선은 지난 4월에 신곡 '이모티콘'을 발표하며,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또 한혜리, 김윤지, 강시현은 소속사 스타제국에서 신인 걸그룹 올망졸망 데뷔를 준비중.
◆남자들의 '프로듀스101' 시즌2…어떨까
이미 윤곽을 그려내고 올해 하반기 촬영, 내년 첫방을 위한 '프로듀스101' 제작진의 움직임은 분주해졌다.
'프로듀스101' 출연만으로 이곳 저곳에서 분명한 꽃길이 연습생들에게 펼쳐졌다. 많은 이들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끝이 보이지 않던 어두운 길'에서 한가닥 빛처럼 다가왔던 '프로듀스101'의 성과를 명백히 확인하고 있는 지금, 또 한 번 펼쳐질 남자들의 시즌2가 궁금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 gato@osen.co.kr
[사진] Mnet 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