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의 9년 역사는 강호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호동이 있기에 '스타킹'이 이만큼의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그렇기에 강호동에게 '스타킹'은 더 애틋한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고, 이는 강호동을 바라보는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2007년 1월 13일 첫 방송된 후 약 9년 동안 시청자들을 만나왔던 '스타킹'이 오늘인 9일 종영된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듯, 그동안 배출한 스타들의 근황을 전하는 동시에 고생한 MC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스타킹'은 그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민 MC 강호동이 있다. 강호동은 '1박2일'을 비롯해 일반인 출연자들과의 호흡이 남다른 MC로 손꼽히는데, '스타킹' 역시 그 장점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왔다.
매회 출연자들을 더 돋보이게 하려 자신을 낮추기도 하고, 스스로 굴욕을 자청하며 망가짐을 불사한다. 또 강호동 특유의 호통한 리액션은 출연자들이 더욱 편하게 녹화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곤 한다. 덩치와는 달리 감수성도 예민해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는 강호동의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었는데, 이는 곧 '스타킹'이 얼마나 진정성이 넘치는 프로그램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출연자와 시청자들이 친숙하게 프로그램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힘, 강호동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강호동은 시종일관 겸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스타킹'에 대해 "스승과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우리 주변 이웃이 주인공이고 모두 정말 온 힘을 다해 자신들의 재능과 사연을 보여준다. 어깨 너머로 많이 배운다"고 설명하며 자신을 한없이 낮췄다.
"'스타킹'은 내 인생의 학교였다. 매 순간 이 무대에 설 때 마다 배워 가는 게 있었다. 각박한 현실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창구로 '스타킹'의 문을 두드려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종영 소감을 남긴 강호동.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지를 일깨워준 강호동과 '스타킹'의 9년 역사가 오래도록 그리울 듯 하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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