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첫 사극에 차승원이 힘을 보탰다. 새로운 조합은 어떤 반응을 얻을까?
강우석 감독은 9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고산자, 대동여지도'(강우석 감독)의 제작보고회에서 영화 속 아름다운 풍경이 CG로 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영화가 나오면 분명 CG일 수도 있다며 논란이 있을 것이다. 특히 가 본 분들이 그럴거다. 우리가 간 곳은 관광 코스가 아니다. 전부 실사다"라고 설명했다.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나는 대목.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배우 차승원이 주인공 김정호 역을, 유준상이 흥선대원군, 김인권이 대동여지도의 목판 제작을 돕는 조각쟁이 바우 역을, 남지현이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을 맡았다.
이날 강우석 감독과 차승원 및 배우들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것에 대한 조심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강우석 감독은 영화의 촬영 후반부 대동여지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볼 수 있게 됐다며 "그 정교함은 미술감독이 이건 실제로 미술 전공하는사람도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감탄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차승원은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는 난감했다. 무사히 끝낸 것만 하더라도 다행이었다. 영화가 나와서 김정호 선생님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다른 작품보다 많이 겸손해졌다. 겸허해지고 조심스럽더라"고 했다.
이 작품은 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강우석 감독은 이 영화를 찍게 된 계기에 대해 "그동안 영화를 닥치는 대로 찍었던 것 같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영화도 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많이 만들어서 지쳤던 것도 있었고, 좀 쉬자는 생각에 독서만 했다. 원작 책을 추천받아서 읽었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영화로 만드냐면서 책을 덮었는데 계속 생각이 나더라"며 "완전하지는 않지만 자료들, 교수님들이 쓴 글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차승원의 캐스팅 이유는 실존 인물과의 높은 싱크로율 때문이었다. 강우석 감독은 "차승원이라는 배우는 김정호 역할을 하기에 외형이 너무 크고 현대적이지 않는냐고 했더니 CJ 권미경 상무가 김정호 초상을 보냈는데 똑같이 생겼더라. 나는 당시 차승원이 내 머릿속 후보에 없었다. 그 사진을 보고 우리 감독, 조감독과 동료들한테 혹시 떠오른 배우 있느냐고 했더니 9명 중 2명이 차승원이라고 하더라. 딱이라고 했다"고 일화를 밝혔다.
강우석 감독을 만난 차승원은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까? 그간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사극 연기를 보였던 그이기에 대가 강우석 감독을 만나 새롭게 이뤄낼 시너지가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eujene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