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도 있었나. 2년 전 노래가 슬금슬금 ‘역주행’ 중이다. 가수는 ‘직캠’이 나올 수도 없는 상남자이고, 장르는 여름과 거리가 먼 발라드. 그럼에도 차트 100위권 안에 고개를 내밀더니, 어느새 50위 권 내로 진입했다.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를 부른 가수 한동근의 이야기다.
제목처럼 이야기의 끝을 다시 써보기라도 하려는 모양새. 9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이 곡은 국채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47위에 랭크 돼 있다. 워낙 곡이 좋고 한동근의 보컬이 명품이기는 하지만, 별 다른 이슈 없이 2년 전에 발매한 곡이 이렇게 차트 인 되는 경우는 드물어 눈길을 끌고 있다.
거의 미스터리 수준. 한동근이 최근 MBC ‘복면가왕’과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활약을 펼친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곡을 부르기는커녕 언급한 적조차 없어 그의 예능 출연을 결정적인 계기라고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 같은 방송활동이 곡이 주목을 받는데 단초를 제공한 것은 맞다. 그의 방송 출연을 기점으로 ‘역주행’이 시작됐기 때문. 하지만 반짝 이슈로 관심 받고 사라지는 다른 경우들과는 달리 이 곡은 천천히 더욱 주목 받으면서 차트를 꾸준히 오르고 있어 주목해볼 만하다.
확실히 콘텐츠의 승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곡 자체가 좋기 때문에 한번 시작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
한 가요관계자는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가수들의 곡이 관심을 받는 경우들이 종종있다. 하지만 반짝 관심일 뿐이다. 이렇게 오래 관심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워낙 콘텐츠가 좋다보니 한번 시작된 관심이 쭉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케이스가 많아졌으면 한다. 좋은 콘텐츠임에도 관심 받지 못하고 사라졌던 것들이 다시 관심을 받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도 이런 경우들이 많아져야 제작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게 될 것이고, 소비자들에게도 양질의 콘텐츠들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근의 ‘역주행’은 어디까지 지속될까. 이 곡의 추이에 팬들은 물론 업계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