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평생 요리 문외한으로 살았던 방송인 김국진이 백선생 백종원의 넘버원 수제자에 등극했다. 과도한 웃음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진심을 다해 요리를 배우려는 자세는 그를 ‘질문봇’으로 만들었다.
김국진은 지난 9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2’에서 백종원의 다채로운 닭 요리 만들기 과정을 진지하게 보고 들었다. 수첩만 들려 있었으면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적을 것만 같이 열의를 불태웠다.
올해 3월, 김국진은 ‘집밥 백선생2’에 첫 출연했다. 노모에게 근사한 요리를 대접하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초보 이하 수준의 실력으로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던 김국진이었다. 52년 동안 고작 너덧 번 밥을 해 봤다고 하니, 그럴 법도 했다.
그러나 김국진은 회를 거듭할 수록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백종원의 주문이 있기 전에 솔선수범해 요리를 거드는가 하면, 난생 처음 접하는 요리 지식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그 결과 김국진은 SBS ‘불타는 청춘’에서도 스승 백종원에게 자문을 구하며 멤버들에게 식사를 만들어 줄 정도로 성장했다. 공개 연인 강수지도 속성 특훈을 받은 그의 요리를 맛봤을 터다.
이날 방송에서 김국진은 여름 보양식 레시피 배우기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백종원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주시했고, 그 과정에 끊임 없이 물음을 던졌다. 그러다가 닭 백숙 양념장을 제조할 적에는 “닭 국물을 쓰면 안 되냐”며 아이디어를 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남은 닭 국물로 죽을 만들 때는 스스로 국자를 잡고 요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나머지 제자들이 예능적 재미와 맛 평가를 담당하는 사이, 김국진은 질문을 맡았다. “닭개장 국물을 바로 밥에 넣는 것인가” “물기는 꼭 짜야 하는 건가”는 등,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부분들을 꼭 짚었다.
이처럼 ‘요알못’(요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 김국진은 5개월 만에 ‘질문봇’이자 백선생의 수제자로 거듭났다. 요리를 대하는 태도에 진심이 가득 묻어나니, 응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어머니와 연인에게 요리로 사랑 받는 ‘요섹남’ 등극 역시 그에게 요원한 일은 아닐 듯하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집밥 백선생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