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에 아빠 공유가 있다면 '서울역'에는 아빠 류승룡이 있다. 두 영화가 그리는 아빠는 사뭇 다르다. 충격적인 디스토피아로 그려진 서울이라는 도시, 좀비가 창궐한 '서울역'의 난리통 속 류승룡을 비롯한 심은경, 이준의 실감나는 목소리 연기가 영화의 몰입을 높였다.
연상호 감독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서울역'(연상호 감독)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선녹음으로 성우가 아닌 배우들을 캐스팅해 더빙한 것에 대해 "글로 쓴 게 다가 아닌 그 사이를 채워줄 톤 같은 게 필요해서 선녹음을 한다. 다르게 얘기하면 애니메이션이라서 내가 뭔가를 창조한다보다 다른 여기를 하는 아티스트의 연기 법이라던가 그게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배우의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캐스팅 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설명처럼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연기파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들어가 있어 영화의 의미가 더 잘 살아났다.
'서울역'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류승룡이 재난 상황 속 딸을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선 아버지 석규 역, 심은경이 집을 나온 소녀 혜선 역, 여자친구를 보호하는 남자친구 기웅 역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실감나는 작품을 완성했다.
심은경은 이날 '부산행'에서 좀비 역할을 연기한 것보다 '서울행'에서 더빙을 한 것이 더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하면 실감나게 캐릭터의 목소리를 살릴까 목소리를 꾸며야 하나, 성우처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꼐서 편하게 연기를 나올 수 있게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또 선녹음에 대해 "애니메이션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었기에 간단한 콘티 화면을 보면서 자유롭게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의 연출 방식으로 연기하다보니 입모양을 맞춘다던지 생각하지 않고 혜선의 캐릭터와 감정에 초점 맞춰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류승룡은 '부산행'과 다른 '서울역'에 대해 말하며 "실사 영화보다 현실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그림을 보고 한 게 아니라 먼저 더빙하고 그림을 입히는 독특한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참여했다"며 "'부산행'도 봤다. 실사 영화로 구현해내는 대중적이고 모두가 좋아할 수있는 것을 '부산행'으로 충분히 구현했다면 실사 영화에서 직접적이거나 직접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이 애니메이션 장르를 통해 적절하게 잘 보여주셨다. 그래서 만족스럽다"고 이번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공개된 애니메이션은 기존 연상호 감독 작품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났다. '부산행'과는 조금 다른 결말을 그렸고,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훨씬 날이 서 있다. 첫 실사 영화로 천만 감독의 반열에 오른 연상호 감독이 본업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는 대중들과 어떤 소통을 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