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거 아는데, 진짜 사랑하게 돼버렸으니까."
그 순간 만화 속 남자의 마음은 흔들렸고, 여자는 다음회 재등장을 위해 현실 세계로 소환됐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그 남자는 여자가 떠나자마자 곧바로 그를 떠올렸고, 여자는 주인공인 남자의 생각을 따라 만화 속으로 돌아왔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에서는 자신에게 갑작스럽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해 버린 오연주(한효주 분)에게 키스로 화답하는 강철(이종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철은 제멋대로 자살한 자신을 살려놓은 오연주를 원망했다. 현실세계에 다녀온 후 자신이 오연주의 아빠 오성무(김의성 분)가 그린 만화의 주인공일 뿐이고, 그간 자신이 겪어온 이해하지 못할 일들은 모두 맥락없이 자신을 죽이려 한 오성무의 계략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오연주는 강철에게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속편으로는 로맨스물을 자신과 함께 찍어보자는 것. 오연주의 고백을 들은 후 마음이 흔들린 강철은 다시 돌아온 오연주가 "난 오고 싶어서 오나, 당신이 자꾸 내 생각을 해서 오는거다. 물 속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아닌가?"라고 묻자 "맞다. 두려웠다. 다시는 당신을 못 보게 될까봐"라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줄곧 만화 속 주인공으로서의 살아온 사실에 충격을 받아 그런 생각 속에만 갇혀 있는 듯 보였던 강철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동시에 설레게 했다. 이후 일사천리로 부부가 된 두 사람은 달콤한 장면들을 통해 사랑을 입증했고 강철에게도 복수가 아닌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겼다. /eujenej@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