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방망이가 어느 쪽으로 휘둘러질 지 가늠을 할 수가 없다. 롯데가 현재 그렇다. 도깨비 팀의 면모를 보이는 롯데의 현 상황이 본의 아니게 '리그의 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로서도 현 상황이 썩 달갑지 않다.
롯데의 올시즌은 종잡을 수 없다. 리그 성적은 47승54패. 5할에 못미치지만 확 떨어지는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이 성적들을 나머지 9개 구단과의 상대 전적으로 뜯어보면 흥미로우면서도 아이러니한 결과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 성적들이 결국 현재 선두권, 중위권, 하위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전적들을 기록 중이다.
일단 롯데는 상위권 싸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롯데는 두산을 상대로 7승5패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이 상대전적에서 뒤지는 유일한 팀이 롯데다. 반면, 롯데는 두산과 1위 경쟁을 펼치는 NC에는 1승10패의 절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NC전 9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실제로 롯데는 최근 선두가 뒤바뀌는 혼돈의 과정에서 모두 상대팀이었다. 지난 6일 사직 두산전에서 11-1로 잡아냈고, 같은날 NC가 한화에 승리를 거두면서 두산을 116일 간 유지했던 1위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NC가 1위로 등극했다. 이후 순위는 다시 뒤바꼈지만, 10일 마산 NC전에서 5-7로 패하며 다시 NC를 1위로 올라서게 했다. 이날 두산은 KIA에 4-12로 패하며 2위로 내려 앉았다.
함께 5강 경쟁을 펼치는 팀들과 맞붙어면서도 리그를 혼돈에 빠뜨리는 중이다. 4위 KIA를 상대로는 4승8패를 기록 중이다. 초반 KIA를 상대로 전혀 맥을 못추면서 중위권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했고, 롯데는 중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LG를 상대로는 6승5패로 근소하게 우위에 있지만, 지난 7월 26~28일 잠실 LG전 루징 시리즈를 당하면서 흐름이 나빠졌다. 반면, LG는 롯데와의 위닝시리즈를 계기로 파죽지세를 달렸고, 현재는 롯데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SK와 8위 한화와는 각각 6승6패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롯데는 하위권에 쳐져 있는 삼성과 kt에도 영향을 미쳤다. 9위 삼성을 상대로는 9승3패의 절대 우위에 서 있다. 지난 6월 28일~30일 사직 3연전을 끝내기로 장식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10위 kt에는 4승5패로 뒤져있다. 지난달 29~31일 수원 3연전을 모두 내준 것이 컸다. 당시 순위는 바뀌지 않았고, 현재 승차는 4경기로 벌어졌지만 지난달 31일 기준, 9위 삼성과 10위 kt의 승차는 0.5경기 차로 바짝 줄어들었다.
본의 아니게 리그의 균형자 역할을 하게 됐지만, 롯데로서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썩 달갑지 않다. 중위권에서 치열해야 하고, 더 나아가 높은 순위로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번번이 발목이 잡히고 있기 때문. 리그 전체적으로는 '리그의 균형자'의 역할을 하는 롯데 때문에 순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롯데 입장에선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롯데는 '균형자' 역할보다는 5강 싸움을 지배할 수 있는 '지배자' 역할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jhrae@osen.co.kr
▲ 2016시즌 롯데 팀간 상대전적(전체 101경기 47승 54패 승률 0.465)
- vs NC : 11경기 1승10패
- vs 두산 : 12경기 7승5패
- vs 넥센 : 10경기 4승6패
- vs KIA : 12경기 4승8패
- vs SK : 12경기 6승6패
- vs LG : 11경기 6승5패
- vs 한화 : 12경기 6승6패
- vs 삼성 : 12경기 9승3패
- vs kt : 9경기 4승5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