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보다는 '리스펙'이었다. '쿡가대표'는 세계 여러 도시 유명한 셰프들을 직접 찾아가 짧은 시간 안에 요리 경쟁을 펼쳤다. 승부를 위해 각종 치사한 술수를 가리지 않는 셰프가 있었는가 하면, 참여 자체를 즐겁게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부정적인 경험이든 긍정적인 경험이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끝이없는 경쟁심이 아닌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로서의 연대감과 존경심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쿡가대표'에서는 한국 팀 최현석, 오세득 셰프가 미국 팀 루퍼트와 캐리 셰프를 제치고 월드 챔피언십 최종우승을 거뒀다.
루퍼트와 캐리 셰프는 부부 사이로 손발이 척척 맞는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는 팀이었고, 결승에 올라오기까지 연승을 해왔다는 점에서 한국 팀을 긴장하게 했다. 특히 앞서 한국 셰프 이연복, 샘킴 팀은 3,4위 전에서 두바이 팀에게 패배해 4등을 한 상황. 최현석과 오세득은 여느 때보다 긴장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최현석과 오세득의 승이었다. 단 15분 만에 최현석의 주특기 분자요리부터 민어의 부레에 간 새우를 넣는 특별한 요리법, 완벽한 플레이팅이 동원된 한국 팀의 음식은 3대2로 글로벌 셰프 판정단의 선택을 받았다. 완벽한 조화를 자랑하는 미국 팀을 이긴 것이기에 기쁨은 더 컸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승부보다 더 돋보였던 것은 방송에 참여하는 셰프들의 태도였다. 비록 MC들은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경쟁을 붙였지만, 셰프들은 시종일관 서로에게 예의바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서로에게 혹 자신이 줄 수 있는 재료가 있다면 아끼지 않고 이를 나누며 동료애를 발휘했다. 그리고 이는 '쿡가대표'의 한국 셰프들에게서, 또 다른 여러 나라의 셰프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태도였다. 이들은 서로의 요리에 대해 존중했고, 또 자신이 보지 못했던 요리법을 사용하는 동료들을 보고 감탄하며 배우려 했다. 비록 수상은 나눠서 했지만, 모든 셰프들이 함께 한 것만으로 의미있는 게임이었다.
'쿡가대표'는 이번 챔피언십을 끝으로 종영한다. 한국팀의 최종우승 수상은 기쁜 소식이었다. 그와 함께 서로의 요리를 존중하며 직업정신과 동료애를 보여준 요리사들의 멋진 모습 역시 기억해야할만한 이 프로그램의 미덕이었다. /eujenej@osen.co.kr
[사진] '쿡가대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