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이 수 년째 외도에 빠져있다. 본업인 연기와 함께 틈틈이 뮤지션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것. 본래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해왔던 그이기에 이 같은 행보가 어색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음악에 대한 고민을 담은 로드무비로 감독 데뷔를 한다니 그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을 다시 보게 된다.
유준상은 오늘(11일) 충청북도 제천에서 개막하는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감독 자격으로 참석한다.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을 통해서다. 이 영화는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 초청됐다. 음악 영화의 감독으로서 유준상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은 유준상이 자신이 결성한 그룹 제이앤조이20의 기타리스트 이준과 함께 '나는 지금 즐겁게 음악을 하면서 잘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기 위해 남해 음악 여행을 떠나 겪은 일들을 카메라에 담은 로드무비다. 유준상은 극 중 스무살 차이 나는 이준화와 함께 음악을 만들었고, 결과물들을 담은 OST는 이날 정오에 음원사이트들을 통해 공개됐다.
요즘 유준상은 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걷고 있다. 9월 7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흥선대원군 역을 맡은 그는 지난 9일 영화의 제작보고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진행될 언론배급시사회 및 인터뷰 등 홍보일정을 진행한다. 그 뿐 아니라 지난 10일 오후에는 뮤지컬 '그날들' 연습실 공개현장에 참석해 2013년부터 출연해 온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한 이 뮤지컬에서 유준상은 원칙주의자 정학 역으로 분한다.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만으로 바쁜 유준상이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엉뚱하게도 유재석 때문(?)이었다. 지난해 말 출연한 '힐링캠프'에서 그는 가수 데뷔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예전에 KBS2 '해피투게더'에 나가서 자작곡을 들려줬는데 유재석이 유독 크게 웃더라. 내가 노래를 하면 이렇게 웃는구나 느꼈다"라며 "편견이라고 생각했다. 제대로 준비해서 앨범 한번 내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다소 엉뚱하다면 엉뚱하달 수 있지만 가수 데뷔 전에도 혼성그룹 공기남녀를 만들고, 탁월한 피아노 실력을 보여줬던 유준상이기에 이해할 만하다. 더구나 음악 외도를 하느라 본업에 영향을 준다면 책을 잡힐만도 하지만 그는 올해 초 tvN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앵커 윤희성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으며 하반기 개봉하는 '고산자, 대동여지도'로 관객과의 소통에 나선다. 또 오는 25일에는 '그날들'의 공연 일정이 시작된다. 누구보다 '열일'을 하고 있는 것. 뮤지션으로, 감독으로, 배우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유준상의 열정이 맺을 열매들에 기대감이 모인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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