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아키바 리에가 한국에 산 지는 올해로 벌써 10년 째다. 2004년 그룹 god의 '보통날' 뮤직비디오의 여주인공을 맡으면서 한국을 알게 된 그는 이후 학업도 중단하고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했고 KBS 2TV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스무 살에 한국에 와서 벌써 서른이 됐다.
"지금도 한국어 공부를 해요. 아직도 부족한 게 많아요. 일본에는 없는 발음이 있어서 못하는 게 있거든요. 그 발음이 어떻게 하면 입에서 나올까, 혀 위치를 기억하면서 공부해요. 일본어는 '니은'과 '이응'을 구분하지 않아요. 하지만 한국어는 구별을 해야해요. '어'와 '오'도 그래요. 입모양이 바뀌어야 하죠."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연기를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한국어가 좋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고 싶어서, 욕심이 나서요. 한국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를 좋아하게 됐어요. 한국어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요가도 그랬어요. 모든 게 그랬어요. 연기를 하고 싶죠. 일본 여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돼 있지만 저에게 딱 맞는 역할이 있다면 당연히 할 수 있는 한 하고 싶어요."
한국에 오래 살다보니 한국 요리에도 일가견이 생겼다. 아키바 리에의 옆에 있던, 그의 절친한 친구라는 스타일리스트는 "리에가 한국 음식을 너무 잘한다. 간장 게장도 담글 줄 안다"고 칭찬했다. 한국에서 가장 친한 사람은 이 스타일리스트와 나인뮤지스 현아인데, 아키바 리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두 사람을 불러 한국 음식을 해준다고 했다.
"된장찌개나 한국 반찬,갈비찜, 간장게장을 할 수 있어요. 요즘엔 사골을 끓여요. 심심할 때 끓여놓고 국물을 이용해 요리하는 게 좋아요. 깍두기는 할 줄 아는데, 이제는 김장에도 도전해보려고요. 음식을 해놓고 현아를 기다려요. 현아가 슈퍼모델 출신이라 나인뮤지스 하기 전부터 알았어요. 모델을 할 때도 친했고, 서로의 과정을 보고 온 친구에요. 현아가 나인뮤지스에 들어갈까말까 고민할 때도 함께 했었죠. 행복한 일, 힘든 일을 같이 겪은 친구라, 제 일을 자기 일 같이 생각해주는 고마운 친구에요. 한국이랑 일본 둘 다 합쳐서 '제일 친한 친구가 누구야?' 하면 현아가 떠올라요. 의지를 많이 하죠."
인터뷰②에 계속 /eujene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