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미녀들의 수다'로 얼굴을 알렸던 일본인 방송인 아키바 리에는 최근 영화 '덕혜옹주'(허진호 감독)에 얼굴을 비쳤다. 짧은 신이었지만, 꼭 필요했던 일본인 배역으로 영화에 사실감을 더했다.
올해로 한국 생활 10년차. 가족이 그립거나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은 때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워낙 가까워서 가고 싶을 땐 간다"는, 덤덤한 답이 돌아왔다. 사실 아키바 리에의 이처럼 무덤덤한 반응에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친언니가 한국에 사는 일본인 주재원과 결혼해 현재 한국에 거주중인 것. 언니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친언니가 이번에 결혼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리에바라'(아키바 리에가 진행한 채널W 예능프로그램)를 통해 주재원을 만났었는데, 그 분을 통해서 한국에 사는 일본 주재원들을 알게 됐어요. 그 중에서도 평이 좋은 사람이 있었는데 일본에 있는 언니에게 제가 소개를 해줬어요. 그래서 이제 우리 언니가 한국에 살아요. 언니가 웨딩 파티를 할 때 제가 언니와 형부의 한복을 준비해서 입혔는데, 너무 예뻤어요.(웃음)"
한국 생활 초반, 우정을 나눴던 '미녀들의 수다' 멤버들과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 받으며 친하게 지낸다.
"에바랑도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고 크리스티나 언니랑도 연락을 하고요. 몇 명 만나는 친구들이 있어요. 꾸준히 만나요. 그런데 다 결혼하고 아기를 갖고 하니까 자주는 못 만나요. (고국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지만. 최근에 에바는 둘째를 낳았어요.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너무 기뻐요."
아키바 리에가 앞으로 원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조선통신사 재현 행사에서 진행을 맡고, 영화 '덕혜옹주'에 출연한 것도 모두 이 같은 맥락에서 선택한 일이다.
"한국은 한 번 느끼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랄까,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또 사람들의 열정이 저를 계속 여기에 있게 하는 것 같고요.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살잖아요. 늘 가슴 속에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고요. 저도 그런 열정을 갖고 살고 싶었던 사람이라, 그런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 있어야 열심히 할 거 같아요. 그래서 계속 있으려고 결정하나봐요. 한국에서 오래 살게 되지 않을까요?"
연기자 아키바 리에를 보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다. 아키바 리에는 요가 일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배역이 있을 때 연기자로도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은 작품을 준비하는 게 없어요. 계속 요가 쪽으로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의 건강에 대해 알려드릴 수 있는 전문적인 위치에서의 역할을 하려고 애요. 그리고 조선통신사 행사처럼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그런 역할도 하고 싶어요. 연기자로서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eujene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