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와 김준현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그 어떤 예능인들보다 ‘먹방’(먹는 방송)이 어울리는 두 사람이지만 캠핑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으로 만나게 됐다. 그렇지만 첫 방송을 마친 이들의 새로운 도전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지난 11일 오후 MBC 에브리원을 통해 ‘아찔한 캠핑’이 첫 방송 됐다. 이날 첫 방송에는 홍진호와 강균성이 게스트로 초대됐다.
‘아찔한 캠핑’의 포맷은 간단하다. 캠핑을 주제로 게스트를 초대해서 정준하 팀과 김준현 팀으로 나뉘어서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첫 방송에서는 홍진호와 강균성 이외에 레이싱 모델 4명으로 구성된 캠핑 걸스와 셰프 4명이 초대됐다. 6대 6으로 팀이 구성된 상태에서 대결이 펼쳐졌다.
제목부터 캠핑을 내세운 프로그램에서 캠핑이 너무 적게 나온 것은 확실히 아쉬웠다. 프로그램 대부분이 팀을 짜고 장비를 뽑고 장을 보는 것에 할애됐다. 거기에 더해 힘들게 친 텐트를 강풍기에 날려버렸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텐트를 날려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됐다.
캠핑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게스트 섭외도 의문이었다. 레이싱 모델로 구성된 캠핑 걸스는 감탄과 맞장구치는 모습만 보여줬다. 함께 섭외된 4인의 셰프는 전문 분야인 장을 보는 과정에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어째서 레이싱 모델과 셰프들이 게스트로 등장해야 하는지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했다.
거기에 더해 프로그램의 뼈대를 이루는 미션과 규칙도 명확하지 않았다. 애초에 캠핑 걸즈와 네 명의 셰프들이 정준하 팀과 김준현 팀으로 나뉘는 과정도 출연자들의 선택에 맡긴다고 했지만 내내 어수선했다. 베이스 캠프에 도착해서 3분 스마트폰 이용 찬스를 두고 펼치는 대결에서도 강균성이 즉석에서 제안한 팀별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정했다. 캠핑과 가위바위보 게임의 연관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제작진과 MC들은 프로그램의 방향을 제대로 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팀 대결에 집중할 의도라면 더욱 더 치밀하게 미션과 게임들을 준비해야 한다. 캠핑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면 캠핑을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장치들을 만들어야 한다. 땀 흘리는 김준현의 모습을 보면 캠핑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결국,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먹방’이 될 것이다. 첫 방송에서 김준현과 정준하가 먹는 모습은 1초도 등장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시작에 ‘먹방’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언했지만, 캠핑에 필수적인 식사 장면이 빠지기는 어렵다. 특히 시청자들이 두 사람의 ‘먹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아직 보강할 점도 어수한 면도 많은 ‘아찔한 캠핑’을 통해 정준하와 김준현이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아찔한 캠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