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국이 올 한 해 단 맛과 쓴 맛을 번갈아 맛보고 있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은 영광을 누렸지만, ‘국수의 신’과 ‘뷰티풀 마인드’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실망을 안긴 것. 이쯤에서 KBS의 상반기 드라마 성적과 하반기 기대작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올 상반기는 그야말로 KBS의 독주였다. 일찍부터 공들여 준비한 ‘태양의 후예’가 송중기와 송혜교라는 특급 캐스팅과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는 사전제작 드라마의 장점을 잘 활용한 덕에 무려 3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 심야 시간대 방송된 주중 드라마 중 시청률 30%를 넘긴 것은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만으로 ‘태양의 후예’의 범상치 않은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무림학교’로 쓴 맛을 봤던 월화극 역시 박신양을 필두로 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통해 구사일생했다. 당시 지상파 3사의 드라마가 동시 첫 방송을 하며 시청률 순위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의 궁금증이 향했는데,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최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4회 만에 1위 자리에 올랐다. 종영까지 월화극 왕좌를 지킨 것은 물론 자체 최고 시청률인 17.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 대해 KBS 드라마국 역시 “상반기에는 ‘태양의 후예’랑 ‘동네변호사 조들호’로 재미를 봤지만, ‘뷰티풀 마인드’와 ‘국수의 신’이 기대에 못 미친 것 같아서 아쉽다”라며 “그래도 ‘베이비시터’와 ‘페이지터너’, ‘백희가 돌아왔다’와 같은 단막극으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성공한 것에 대해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상반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KBS의 달리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과 차인표와 라미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주말연속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부터 ‘구르미 그린 달빛’의 후속으로 10월 방영 예정인 ‘우리 집에 사는 남자’와 ‘함부로 애틋하게’의 후속인 김하늘 이상윤 주연의 ‘공항가는 길’까지 대기 중인 상황.
또한 지상파 3사 중 유일한 단막극도 준비 중이다. 8월말부터 베일을 벗는 열 개의 드라마 스페셜은 작년에 개최된 극본 공모에서 수상한 작품들로 꾸며졌을 뿐 아니라, 이지훈부터 이동휘 김희원 이상엽 전혜빈 이유리 등 연기파 배우들과 유오성 전현무 송윤아 등 화려한 카메오 라인업가지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예고했다.
이처럼 대형 작품들과 탄탄한 기획력의 단막극을 내세운 KBS가 현재의 주춤한 기세를 극복하고 하반기 라인업을 통해 역전을 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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