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방송하는 지도 몰랐다고 말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던 JTBC ‘아는 형님’.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아는 형님’이 됐다. 그야말로 인기 예능이 됐다. 프로그램이 프로그램대로 포맷과 내용이 재미있고 멤버들도 또 멤버들 나름대로 각자 정점을 찍은 듯한 예능감을 보여주며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는 형님’이 지금의 인기를 얻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방송을 시작해 방송한 지 8개월 정도가 됐는데 대세 예능이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아는 형님’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건 어떻게 해서든 답변하는 포맷으로 강호동, 이수근, 서장훈, 김영철, 민경훈, 김희철, 황치열, 김세황 등 8명의 멤버로 시작했다. 멤버들 중 ‘핫’한 멤버가 없었던 건 사실이다. 민경훈과 김세황은 예능감이 확인되지 않은 멤버였고 그 외 멤버들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방송을 보니 B급의 재미와 함께 멤버들의 캐릭터와 조합이 기대 이상이었다. ‘아는 형님’이 초반 ‘근본 없는 예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특별한 형식 없는 구성으로 진행됐지만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터뜨렸다. 콩트를 하면서 여장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한 겨울 맨몸으로 서로 부둥켜안아 체온을 올리고 결혼 정보 업체 전문가에게 상당을 받는 등 그야말로 ‘B급 감성’ 가득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멤버 중 강호동의 변화가 재미를 만들어내는데 큰 몫을 했다. 그간 강호동은 항상 에너지 넘치고 동생들을 이끄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아는 형님’에서는 전혀 달랐다. 항상 멤버 중 센터에 섰던 강호동이 맨 끝자리로 가는가 하면 진행도 김희철이 하고 동생들에게 ‘옛날 사람’이라고 놀림 받고 당하는 등의 모습이 굉장히 신선하고 색달랐다.
강호동과 민경훈의 환상 케미스트리도 반전이었다. 민경훈이 거침없는 입담으로 강호동을 당황스럽게 하면서 두 사람이 티격태격 하는 호흡으로 재미를 불어넣었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아는 형님’의 재미는 일부 시청자들에게만 통했다. 온라인상에는 ‘짤’이 만들어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는데 정작 시청률로 나타나지 않았다. 1.80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순조롭게 시작했지만 이후 시청률이 하락했고 좀처럼 2%를 넘기지 못했다. 이에 방송 3개월여 만에 ‘정신 승리 대전’이라는 포맷을 새롭게 선보였지만 시청률이 더 떨어졌다.
‘아는 형님’은 곧바로 3월 말부터 ‘형님 학교’라는 포맷으로 바꿨고 이때부터 반응이 서서히 올라왔다. 아이오아이 편을 계기로 방송 5개월여 만에 시청률 2%를 돌파했고 ‘아는 형님’의 진가를 알아보는 시청자들이 점점 늘어났다. 이어 ‘2016년 6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조사에서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들면서 인기를 입증했다.
그리고 지난달 드디어 3%를 돌파한 것은 물론 4% 육박하는 시청률 수치를 나타냈다. 이전 시청률에 비하면 2배 정도 높은 수치다.
형님들의 캐릭터도 꽃을 피웠다. 무명의 시간동안 캐릭터가 업그레이드되고 멤버 간에 호흡도 더 좋아지면서 네티즌들이 “미쳤다”라고 할 만큼의 예능감과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모두가 아는 예능이 된 ‘아는 형님’.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아는 형님’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