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올해의 감독..이병헌·김민희 연기자상 ['2016 디렉터스컷' 종합]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8.12 20: 58

영화계의 가장 특별하고 가치 있는 상이 아닐까. 영화 감독들이 뽑은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 나홍진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이병헌과 김민희는 각각 남자연기자상, 여자연기자상을 수상했다.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는 12일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리조트 레이크호텔 가든 테라스에서 열렸다.
‘디렉터스 컷’은 충북 제천시에서 개막하는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와 함께 개최되는 시상식. 현역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들이 직접 선정·시상하는 시상식으로 그 의미가 깊다.

올해는 8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 감독상은 국내 장르영화에 한 획을 그은 영화로 평가받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받았고, 신인 감독상은 엑소시즘을 다룬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수상했다. 제작자상은 ‘동주’의 신연식 감독이 받았고, 독립영화감독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이 거머쥐었다.
남자연기자상은 영화 ‘내부자들’의 이병헌, 여자연기자상은 ‘아가씨’의 김민희로 선정됐다. 영화 ‘동주’에서 진중한 연기를 보여준 박정민이 남자 신인연기자상을, ‘아가씨’에서 과감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김태리가 여자 신인연기자상을 받았다.
박정민은 “얼마 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본인이 최동훈 감독이라고 하셔서 나에게도 보이스피싱이 오는구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디렉터스컷 상을 받게 됐다. 정말 기뻐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살면서 이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기대하고 고대했던 자린데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리의 떨리는 소감 역시 인상적. 그는 “상이 굉장히 묵직하다. 준비를 나름 한다고 하긴 했는데 너무 떨린다. 이렇게 크고 좋은 상 주셔서 감사드린다. 작품 한 편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이벤트를 저에게 선물해준다. 영화 ‘아가씨’를 만든 모든 스태프분들 감독님 선배님들 전부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태어났으면 죽는다는 것 외에는 필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시작한 것도, '아가씨'에 출연한 것도 이 자리에 선 것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운과 우연들 속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 이 상을 보면서 지금의 마음가짐을 기억하도록 하겠다. 좋은 배우가 가져야하는 미덕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는 배우가 되겠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남자연기자상을 받은 이병헌은 “감사드린다. 오늘 나름 멋있게 입고 왔는데 너무 더워서 땀 때문에 이렇게 무대 위에 오르게 됐다. 요즘 많은 분들이 올림픽 때문에 수면부족 상태인 분들이 계실 거 같다. 경기들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저 선수들이 피땀 흘려서 훈련을 하다가 몇 분 몇 초 사이에 승부가 나는 것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측면에서 배우라는 직업은 괜찮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감독과 스태프들이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상식들이 있다. 크고 화려한 시상식에 비해 이 시상식은 소박하고 작다. 그럼에도 이 상을 받는 기쁨은 가장 크다. 함께 호흡하고 가장 가까이 있는 감독님들이 직접뽑은 상이기에 가치있는 거 같다. ‘내부자들’의 감독님과 스태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여자연기자상을 받은 김민희는 끝내 불참했다. 시상자 이현승 감독은 "감독들은 너를 사랑한다"며 애정과 지지를 표명했고, 대리수상한 임승용 대표는 "민희 양도 너무 좋은 연기 태리 양도 너무 좋은 연기 보여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꼭 전달해서 감독님들이 민희 양을 지지해준다는 것을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나홍진 감독은 "이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후배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또 받기 위해서 죽을 각오로 더 열심히 영화 만들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천국제영화제’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영화와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영화제. 지난 11일 개막해서 16일까지 일주일간 축제를 이어간다.
올해 총 36개국 105편(중·장편 55편, 단편 50편)의 음악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 폐막작을 비롯 세계 음악 영화의 흐름(국제경쟁), 시네 심포니, 뮤직 인 사이트,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패밀리 페스트, 주제와 변주-재즈 디바 특별전, 시네마 콘서트 섹션이 열리고, 음악 프로그램으로는 원 썸머 나잇, 의림 썸머 나잇, 거리의 악사 등이 총 30여개 팀의 참여 아래 펼쳐진다.
음악 축제에서는 ‘음악대장’ 하현우가 속한 그룹 국카스텐과 에픽하이, 십센치, 정기고, 몽니, 최한솔, 루드페이터, 밀릭, 오프온오프, 펀치넬로, 치즈 등 유명 뮤지션들이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또 의림 썸머 나잇 명예의 전당에서는 '이등병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故김광석 헌정 무대가 꾸며진다.
/joonamana@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