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시상식, 그럼에도 이 상을 받는 기쁨은 가장 크다”(배우 이병헌)
작지만 알짜다. 조촐한 파티를 연상케 하는 시상식. 수상자도 8명에 불과하지만, 영화계에서 가장 특별한 상으로 꼽힌다. 현장에서 직접 뛰고 가깝게 호흡하는 감독들이 뽑았기 때문일 터. 경쟁자와 동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값진 일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디렉터스 컷’은 배우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상이다. 올해에는 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 ‘내부자들’의 이병헌, ‘아가씨’의 김민희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는 12일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리조트 레이크호텔 가든 테라스에서 열렸다. 이 시상식은 충북 제천시에서 개막하는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와 함께 개최되는 행사. 현역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들이 직접 선정·시상하는 시상식으로 그 의미가 깊다.
올해는 8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 감독상은 국내 장르영화에 한 획을 그은 영화로 평가받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받았고, 남자연기자상은 영화 ‘내부자들’의 이병헌, 여자연기자상은 ‘아가씨’의 김민희로 선정됐다.
아쉽게 김민희는 시상식에 불참했지만, 감독들은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며 마땅히 시상식에서 이름을 호명했다.
이 상의 특별함은 이병헌의 수상소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많은 시상식들이 있다. 크고 화려한 시상식에 비해 이 시상식은 소박하고 작다. 그럼에도 이 상을 받는 기쁨은 가장 크다. 함께 호흡하고 가장 가까이 있는 감독님들이 직접 뽑은 상이기에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자들’의 감독님과 스태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세 사람 외에도 영화 ‘동주’에서 진중한 연기를 보여준 박정민이 남자 신인연기자상을 받았고, ‘아가씨’에서 과감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김태리가 여자 신인연기자상을 받으며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신인 감독상을, ‘동주’의 신연식 감독이 작가상을 받았고, 독립영화감독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joonamana@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