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모모랜드’, 제시의 맥락 있는 심사평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8.13 06: 53

사실 오디션은 참가자에게도 심사위원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자리다. 누군가의 인생
이 왔다갔다 하다 보니, 평가를 받는 사람과 평가를 하는 사람 모두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임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심사위원의 역할은 중요하다. 독설만 퍼붓는다고 능사가 아니고, 과도한 공감은 참가자를

나태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모랜드’에 첫 등장한 제시는 연습생들을 평가하며 의외의 완급
조절로 훌륭한 심사위원의 면모를 뽐냈다.
제시는 지난 12일 방송된 Mnet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에 심사위원으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미 ‘프로듀스 101’를 통해 독설가로 정평이 나 있던 안무가 배윤정의 빈 자리를 채운 제시에게 제작
진과 시청자들은 한층 수위 높은 평가를 기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시는 ‘센 언니’ 열풍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할 말은 하고
,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 여러 방송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어 왔던 바다.
그러나 제시는 이날 연습생들 앞에서 전에 없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 심사위원석에 앉은 그는 “(연습
생들을 보면)마음이 아프다. 부담이 되고 마음이 찡해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습생들의 절박함이 가
득한 이 자리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연습생들이 무대를 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수고했어요”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고, 같은 심사위원들에
게는 “박수 좀 크게 쳐요”라고 호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연습생을 향한 평가가 이어질 때면 “왜
한 사람만 칭찬하나. 다른 사람들 서운하겠다”라고 거들기도 했다. 이처럼 내내 흐뭇하고 따뜻한 미소
로 연습생들을 바라 본 제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시 특유의 독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예리한 심사평이 연습생들은 물론
심사위원석까지 싸늘하게 얼릴 때도 있었다. A팀이 준비한 걸스데이의 ‘달링’ 무대가 끝나자 “제가
봤을 때는 기대했던 만큼 뭔가 다른 게 없는 것 같다”며 “그냥 다 예쁘고 귀엽고, 뻔하다. 그저 귀
여운 무대였다”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한국말은 서툴지만, 밸런스를 잘 맞춘 제시의 심사평은 심사위원에게 필요한 덕목을 모두 보여 주고
있었다. 때로는 당근으로, 때로는 채찍으로 참가자들을 대하는 제시는 단연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
아서’의 맥락 있는 심사위원이었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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