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국이 개국한 이래 최고의 시청률을 연일 경신했다는 점만으로도, ‘38 사기동대’가 갖는 콘텐츠 파워는 대단하다. 단순히 높은 시청률 뿐만 아니라 화제성과 시청자 충성도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이쯤 되고 보니 자기 자랑도 고깝기는 커녕 당연하게 들린다.
지난 12일 방송된 OCN ‘38 사기동대 스페셜’은 출연진과 제작진, 시청자들이 전부 함께 한 뒷풀이 자리였다. NG를 포함해 비하인드 장면 리마인드부터 배우가 직접 참여한 코멘터리까지 대강 넘어가지 않은 스페셜 방송이었다.
먼저 극 중 세금징수국장 안태욱으로 분했던 조우진이 내레이션으로 ‘38 사기동대’내용을 요약했다. 현실 속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악덕 체납자들을 꼬집으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였다는 자평이 이어졌다.
맞는 말이다. ‘38 사기동대’는 세금을 악질적으로 체납하며 사회에 사기를 쳐 온 이들을 사기로 응징한다는 신선한 콘셉트로 시의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확보했다. 특히 실제 사기 케이스를 연구해 만들어진 드라마 속 사기꾼들의 활약은 한국 케이퍼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100대에 육박하는 자동차를 동원해 찍었던 자동차 추격신을 비롯해 영화 속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연출은 극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또 이날 출연진은 입을 모아 서로를 칭찬하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증언하기 바빴다. 그러나 이는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의례적으로 주고 받는 미담이 아니었음이 증명됐다. 부러 짚어 주지 않아도 미방송분 속을 꽉 채운 웃음은 이 웰메이드 드라마의 원동력이었다 해도 넘침이 없었다.
배우들이 스스로 꼽은 명장면과 명대사에서도 위화감은 없었다. 백성일(마동석 분)이 체납자들의 세금을 걷고 나서 했던 대사, “완납하셨습니다”에 통쾌함을 느끼지 않았던 시청자가 있었을까. 백성일과 양정도(서인국 분)의 어설프지만 살벌한 놀이터 혈투를 베스트신으로 기억하는 이도 적지 않을 터다. 애드리브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장면에 얽힌 비화들은 가히 소장용이라 불러도 좋을 듯했다.
마동석을 필두로 고규필, 마동석, 오대환, 허재호의 코멘터리도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드라마 안팎의 영상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극 중 출연했던 모든 배우들을 언급했다. 적은 분량이었지만 어느 한 명도 중요하지 않은 캐릭터가 없었던 ‘38 사기동대’의 대미를 장식할 만한 언급들이었다.
이날 스페셜 방송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 있는 자화자찬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는 ‘끝까지 노력해서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라는 최종화 말미의 다짐이 현실이 되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38 사기동대 스페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