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소리도 하루 이틀이지, 이제는 연기 칭찬이 지겨울 정도다. 그만큼 '굿와이프'에는 주연 배우인 전도연부터 연기에 첫 도전한 나나까지, 하물며 잠깐 등장하는 카메오까지도 연기 구멍이 없다. 이는 곧 '굿와이프'가 극찬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진다.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는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전도연의 11년만 안방 복귀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김태우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면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워낙 탄탄하고 인기 많은 원작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흥행 코드로 손꼽히는 법정 드라마이기 때문에 '굿와이프'는 중박 이상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물론 한국적 정서를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굿와이프'를 향한 기대가 컸다.
이는 제대로 적중했다. 첫 방송부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흡인력을 보여준 '굿와이프'는 매회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순항 중이고, 배우들을 향한 극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건 역시나 '칸의 여왕' 전도연.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 때문에 15년만에 변호사가 되어야 했던 김혜경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누구보다 완벽하게 표현해내고 있는 전도연은 처음 맡아본 변호사 연기마저 참 잘한다.
어느 순간에도 그 장면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아는 영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가 바로 전도연인 것. 전도연은 법정에서 쏟아내는 증언과 변론을 통해 김혜경이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멋진지를 시청자들에게 재확인시킬 뿐만 아니라 지난 11회 방송에서는 남편 이태준에게 "꺼져"라고 일갈하며 통쾌함을 선사했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나쁜 남자 이태준을 연기하고 있는 유지태의 카리스마 역시 일품. 표정, 눈빛, 목소리 등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섹시하다. 분명 믿을 수 없는 나쁜 남자임에도 그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건 모두 유지태의 폭발적인 연기 내공 때문이다.
김혜경의 마음을 마구 흔들고 있는 서중원 역의 윤계상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분명 돈을 위해 움직이는 변호사였는데, 혜경을 통해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너무나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는 것. 혜경을 향한 순애보 사랑 역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연기 잘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김서형은 서명희 역을 맡아 걸크러쉬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간 대중들 사이에서 다소 센 캐릭터와 강한 이미지로 대변됐던 김서형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철하지만 강단 있는 모습은 이 드라마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굿와이프'의 진짜 수혜자를 꼽으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나나를 지목할 수밖에 없다. '굿와이프'를 통해 첫 연기 도전에 나선 나나는 방송과 동시에 자신에게 쏠렸던 우려들을 단 한 방에 날려버렸다. 눈빛과 표정은 물론이고 대사 처리까지 일품. 여기에 혜경을 도와 완벽하게 일 처리를 하는 김단이라는 호감형 캐릭터는 나나를 만나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가장 걱정이 됐던 나나까지 연기를 잘하니, 이쯤되면 정말 '믿고 볼 수밖에' 없는 드라마인 셈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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