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꽃남'이라 불렸던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첫 방송부터 모두가 예상한대로 재벌가 남자들에게 선택받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담아 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설정들이 난무한 가운데, 오랜만에 만나는 안구정화 킬링타임 드라마에 중독됐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이하 '신네기')에서는 꽃미남 재벌 형제 지운(정일우 분), 현민(안재현 분), 서우(이정신 분)과 하드캐리 신데렐라 은하원(박소담 분)이 저마다 황당한 사연으로 제대로 엮이며 악연과도 같은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 4명의 남자와 얽히게 된 가난한 여주인공의 성공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민호 구혜선 주연의 '꽃보다 남자'를 연상케 한다. 물론 여주인공 하원이 처한 상황이 더 열악하며, 가족들이 분노 유발자라는 점은 차별화가 된다. 또 3명의 남자가 사촌 지간이긴 하지만, 늘 만나면 싸우기만 한다는 점도 다르긴 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누구나 예상이 가능한,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건 변함이 없다. 이 때쯤 이런 장면이 나올텐데, 라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그 장면이 나오는, 말 그대로 뻔하디 뻔한 스토리 구조를 지니고 있다. "나에게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는 오글거리는 대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미 하원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현민의 모습은 향후 전개를 어느 정도는 예상케 한다. 그가 편의점에서 원 플러스 원을 몰라 물어보는 장면은 실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또 3시간에 100만원의 거금을 벌 수 있다는 제안과 돈이 꼭 필요한 불행한 사건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하원은 현민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는 곧 하원의 인생을 뒤바꾸는 사건으로 전개가 된다. 이 역시도 그간 많은 드라마에서 봐왔던 스토리 구조다.
그런데 이 드라마 참 이상하다. 이 수많은 단점들이 은근히 중독되는 맛이 있는 것. 그리고 이는 곧 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로 여겨지고 있다. 질질 끌지 않는 쾌속 전개와 주인공들의 훈훈한 비주얼을 중심으로 안구정화용 판타지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어 대리만족하기 딱 알맞다는 반응이다. 분명 유치한데 보고 있으면 끊을 수 없는 중독성, 이것이 바로 '신네기'의 장점이자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첫 방송 시청률 역시 쾌조. 첫 회 평균 시청률은 3.5%, 최고 시청률 4.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지상파 전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한 것. tvN 타깃인 2049 연령에서도 평균 시청률 2.2%, 최고 시청률 2.7%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물론 리우 올림픽 중계 방송으로 동시간대 방송되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 첫 단추부터 잘 꿴 '신네기'가 더운 여름 킬링타임용 드라마로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신네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