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부부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재욱과 소유진이 주변일을 올바르게 처리하는 지혜로 훈훈함을 줬다. 바람잘 날 없는 집안일이지만, 인상 한 번 쓰지않고 해결해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모범 부부의 정답인 듯 아름다웠다.
1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정하나 연출 김정규)에서는 동생들의 결혼 문제에 뛰어들어 해결사 노릇을 하는 상태(안재욱 분)와 미정(소유진 분)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상태와 미정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진주(임수향 분)의 부모이자 상태의 옛 장인, 장모 민호(최정우 분)와 옥순(송옥숙 분)이 상태의 부모님 신욱(장용 분)과 미숙(박혜숙 분)이 하는 음식점에 왔다가 진주를 반대하는 태민(안우연 분)의 부모를 마주쳤기 때문이다.
태민의 부모는 태민의 형 상민과 상태의 동생 연태(신혜선 분)의 결혼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온 것이었고, 아무 것도 모르는 민호와 옥순은 눈앞에 있는 사람들의 정체도 모른 채 진주를 반대한다는 태민의 부모를 욕했다. 태민의 부모 역시 앞에 앉은 이들이 진주의 부모인지 모르고 진주의 흉을 봤다.
두 집안의 관계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이들은 상태와 미정이었다. 상태와 미정은 어떻게든 두 부모의 만남을 막아보려 노력했지만, 결국 진실을 불거지고 말았고, 옥순과 민호는 딸을 반대하는 태민의 부모에게 거세게 따졌다. 결국 분위기는 냉랭해졌고, 태민의 부모는 당황해 하며 가게를 나오게 됐다.
이처럼 난감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나선 것은 상태와 미정이었다. 상태와 미정은 각 집안의 자녀들에게 연락해 이 사실을 알렸고, 두 팀으로 찢어져 부모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상태는 자신의 부모에게, 미정은 민호와 옥순에게 가서 찜찜해 어른들을 설득했다.
이들의 말이 어른들에게 와닿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도 역시 집안의 반대를 뚫고 결혼에 성공, 행복한 가정을 일구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정은 옥순에게 "나도 결혼할 때 반대가 심했다. 수 할머니는 지금 애들 아빠 만나지 말라고 으름장 놓기도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고, 상태 역시 "지금은 어떠냐. 살면서 이런 저런 일 없지 않았짐나 우리는 잘 살고 있다. 한 가족이 되기 위한 거였다. 지금은 적응해서 잘 살고 있다"고 행여 전 사돈과 예비 사돈이 좋지 않게 얽힐까 걱정하는 부모를 달랬다.
상태와 미정의 모습은 여느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뻔한 인물들과 달라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늘 서로의 상황을 먼저 배려하며, 상대방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돕는다. 이날 상태는 "집도 회사"라며 각종 문제 해결에 나서는 미정을 위해 따로 족욕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미정 역시 상태의 전처 어머니인 옥순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쁜 가운데도 죽을 끓여 대접했다. 이철머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부의 모습은 그 자체로 모범이었고, 숨 막히는 '막장극' 가운데서 시원함을 선사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