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전, 음악 방송 첫 1위에 감격했던 아이돌 그룹 비투비. 이번에는 기성 가수들도 하기 어려운 음악 예능 프로그램 1위를 거머쥐었다.
비투비는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의 해변가요제 특집에서 427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4연승 끝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비투비 네 명의 보컬 멤버들이 선택한 노래는 징검다리 2기의 '님에게'였다. 평소 '비글돌'이라고 알려진 비투비는 이날 만큼은 진지한 모습으로 노래를 불렀다. 발성은 탁월했고, 멤버들끼리의 하모니도 좋았다. 노래를 다 들은 옴므 이현이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 아이돌 포맨 같았다"고 표현할 정도.
선배들의 칭찬은 첫 1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이래 처음으로 1승을 거둔 이들은 감격한 마음을 가누지 못했고, 무대 밖으로 나가는 길 "더 열심히 노래하겠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이어 옴므가 무대에 서고, 다시 점수를 받기 위해 올라온 비투비 멤버들은 "밑에 내려가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준비된 의자에 털썩 앉았다"고 꾸밈없는 소감을 밝혀 웃음을 줬다. 또 "1승이라도 한 게 어디냐고, 1승에 만족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은 여전히 귀여운 '비글돌'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후 비투비의 놀라운 연승은 계속됐다. 결국 4연승으로 최종우승까지 거머쥐게 된 비투비는 기쁨으로 환호했다. "말도 안 된다", "상상도 못했다"는 말을 하는 것도 당연했다. 경쟁자는 장미여관에 홍지민, 옴므 등 만만치 않은 선배 가수들이었기 때문.
비투비의 1위가 감격스러웠던 것은 이것이 이들의 첫 우승 기록이기 때문 만은 아니다. 2012년에 데뷔한 비투비는 도드라진 실력에도 불구하고 데뷔 이후 약 3년간 유망주의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음악 방송에서 처음 1위를 했던 것이 1여년 전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느렸던 이들이기에 지켜보는 사람들의 기쁨도 더 컸다.
이처럼 비투비는 차근차근 성장하며 올라가는, 성장형 아이돌이다. 후배 가수들이 걸어가야할 '꽃길'이라는 것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eujenej@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