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 나나가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를 통해 연기자로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말에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모든 여자들의 '안티'가 이젠 '호감녀'로 거듭난 것이다. 데뷔 후 7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멤버 유이처럼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나나의 첫 연기가 합격점을 받은 이유는 가수 활동 때와는 달리 차분한 목소리와 표정 등 내면 연기를 적절하게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대 위 애교 섞인 말투나 표정은 싹 지우고 커리어우먼으로 180도 변신했다. 매 회 입고 나오는 의상도 캐릭터에 적절하면서도 자신의 몸매를 살려 보는 재미를 높인다. 특히 감정 표현이 어려울 수 있는 양성애자 캐릭터도 첫 연기답지 않게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굿 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 12회에서 김단(나나 분)은 김혜경(전도연 분)에게 그녀의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과 내연 관계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사과하며 은근슬쩍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김단은 "같이 일하는 게 좋았다. 변호사님과 얘기하는 게 좋았다. 그래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사람들에게 상처주고 받는 게 두렵진 않았는데 (변호사님이)저 때문에 상처 받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예전처럼 지내자는 건 아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서로 할 일만 하자. 이번 사건만 끝나면 조사원을 바꿔달라고 하겠다"는 김혜경의 말에 상처를 받은 듯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치 사랑하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듯한 애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나나의 얼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나나에게 들어가게 될 작품 제안이 늘어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장르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굿 와이프'가 그녀의 연예 인생에 전환점이 된 셈이다. 나나의 연기가 처음치곤 아주 성공적이기 때문에 성장세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굿 와이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