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를 예고했다. 미국에 가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발자취를 돌아본 사실이 살짝 공개되며 일주일 후에 펼쳐질 감동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정준하의 롤러코스터 벌칙으로 시작된 미국 특집이 펼쳐졌다. 롤러코스터 장인으로 불리는 정준하는 예상대로 크게 울부짖으며 웃음을 안겼다.
‘무한도전’의 미국 특집은 정준하가 벌칙으로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것과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과의 재회로 관심을 모았다. 일정이 꼬이면서 잭 블랙과의 두 번째 만남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베일에 가려져 있는 미국 특집의 진짜 이유가 공개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바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미국까지 가서 마냥 웃다가 온 게 아니라 도산 안창호 선생과 독립운동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 ‘무한도전’은 미국 촬영 당시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을 방문했고 도산 선생의 아들을 만나 아버지의 숭고한 독립 운동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예고에는 멤버들이 진지하게 도산 선생을 기리고 그동안 잘 몰랐던 사실에 놀라며 반성하는 모습이 담겼고, ‘무한도전’이 다시 한 번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방송을 펼칠 것임을 예상하게 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의미 있는 방송을 많이 만들어왔다. 역사 문제 대결을 하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고, 지난 해 배달의 무도 특집을 통해 일제 강점기 억울하게 희생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아픔을 전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와 함께 뻔뻔한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 정부를 때마다 규탄하게 만드는 방송을 이어왔다. 고루하고 촌스럽지 않게 역사 교육을 해왔기에 언제나 안방극장은 큰 감동을 받았다. ‘무한도전’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이 예능답게 재미와 감동을 섞어 담은 역사 교육은 우리를 많이 뜨끔하게 했다.
살아있는 교과서, 수천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쏟아 부어도 하지 못할 우리나라에 대한 홍보, 그리고 우리 역사에 대한 바로 알기가 ‘무한도전’을 통해 뜻깊게 이뤄졌다. 그랬던 ‘무한도전’이 이번에 도산 선생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특집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8.15 광복절을 앞둔 안방극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에 단순히 즐기기 위해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대로 ‘무한도전’은 또 다시,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거창하지 않고 담담하게 의미 있는 길을 가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