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기 예능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열성적인 팬들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와 멤버였던 정형돈, 노홍철, 길 이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세 사람이 각자의 이유로 떠났고 지난해 식스맨을 통해 광희가 합류했음에도 여전히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막내 광희가 주눅이 든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살려 '열일'하고 있음에도 원년 멤버들만 보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다. 원년 멤버들의 형제 케미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였지만, 이제는 변화에 순응하며 마음가짐을 다르게 가질 필요도 있다. 유재석을 필두로 박명수 정준하 하하가 기존의 재미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게스트들의 장점을 십분 살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3일 방송된 캘리포니아 L.A 편에서 출연한 래퍼 지코는 자연스럽게 '무도'에 녹아들었다. 마치 원년 멤버처럼 형들과 장단을 잘 맞춰 '제7의 멤버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유연한 자세와 활발한 리액션으로 보는 재미를 높인 것이다.
이날 곳곳에 섭외된 게스트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김종국에 이어 지코가 등장했다. 힙합의 성지인 LA에 대세 래퍼 지코가 출연한 것이다. 콘서트 방문 차 미국을 찾은 지코를 제작진이 급하게 섭외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지코는 이날 '무도' 멤버들을 위해 써놓은 랩을 소개했다. "본토에 왔으니 붐뱁 느낌을 살렸다"고 했으나 유재석으로부터 "신경 많이 안 쓴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유행어 "히트다 히트"를 끼워넣어 웃음을 유발했다.
자신의 분야인 음악에서 인정받고 사랑까지 쟁취한 지코가 이제는 예능까지 섭렵하며 대세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한 마디로 일과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지코가 현실적으로 봤을 때 '무도'의 멤버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단 한 씬에 등장했음에도 재미를 살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