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가 이슈와 시청률을 거머쥐며, 호평들도 줄잇고 있다. 당초 원작인 미국 드라마가 수위 높은 장면, 불륜을 연상케 하는 인물과 상황 등이 한국 시청자 정서에 받아들여질까를 걱정했던 건 기우였다.
원작에는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집어넣고, 세 사람의 감정선을 좀 더 한국식으로 매만졌다고 해도 기본적인 틀은 미국 드라마의 그것을 고스란히 관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 것은 각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이 매회 보여주고 있는 연기력 탓이다.
11년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칸의 여왕' 전도연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몰입감을 부여한 전도연은, 이미 극중 김혜경과 하나가 됐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똑 부러지는 신입 변호사로 변화하는 모습은 전도연을 통해 맥락과 개연성을 붙들었다.
혜경의 남편 이태준 역의 유지태도, '신의 한수'같은 캐스팅이었다. 그저 그런 직선적인 악역이 아닌,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연기와 지나친 '멋짐'으로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 전도연과 유지태의 투샷은, 늘 호흡이 곤란해질 만큼의 미친 몰입감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윤계상도 마찬가지다. 스윗하면서도 젠틀한 서중원의 모습은 이태준에게 등을 돌린 김혜경이 안심하고 입술을 포갤만큼 매력적이었다. 극중 두 아이의 엄마인 혜경(전도연)과의 러브신도 불편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무래도 이를 소화하는 두 배우의 호연이 한 몫했다는 평가다.
세 사람과 더불어 나나의 존재도 빠뜨릴 수는 없다. 애프터스쿨, 오렌지캬라멜,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위'로만 수식됐던 나나는, '굿와이프' 김단 역을 맡아 제옷처럼 소화하며 연기가 노래보다 더 잘 어울리는 '연기돌'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 13일 방송된 '굿와이프' 12회에서 혜경과 중원이 보여준 엘리베이터 키스신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굿와이프'의 명장면으로 거듭났다. 이는 무려 6.5%의 순간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해 이날 최고 시청률을 차지했다. / gato@osen.co.kr
[사진] '굿와이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