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힙합, 진짜 노래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SBS '판타스틱 듀오'에서는 293점이라는 역대 최고점 점수로 제4대 판듀로 등극하는 윤미래와 그의 판듀, 옥탑방 스피커의 무대가 전파를 탔다.
이날 윤미래와 옥탑방 스피커의 무대가 최고 점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무대의 완성도도 있었지만 진짜 음악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윤미래와 옥탑방 스피커가 파이널 무대에서 선택한 곡은 '검은 행복'. '검은 행복'은 윤미래가 혼혈로서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 작사한 곡으로 유명하다. 이미 진정성이 넘치는 곡인 것.
게다가 윤미래와 함께 듀엣을 한 옥탑방 스피커의 삶까지 녹여낸 개사까지 '검은 행복'에 진정성을 더했다. 옥탑방 스피커는 판듀 선정 당시 공개한 바 있듯, 무명 가수였던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따로 노래를 배우지 않았음에도 남다른 성량을 자랑한 바 있다. 옥탑방 스피커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바. 그리고 이날 무대에선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마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이런 자신의 삶을 옥탑방 스피커는 가사에 녹여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랩을 해본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가사와 래핑은 그저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엄마와 이별, 왜 난 벌써 겪어야만 하지", "기초 생활 수급자라 우릴 취급해도 우린 언제나 서로의 응원가" 등 자신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옥탑방 스피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함께 노래 한 윤미래 역시 "가사를 들으면 울 것 같은데 또 들어야 하고. 힘들었다"며 옥탑방 스피커의 가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윤미래는 '디스가 힙합'이라는 말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힙합은 사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생각 속 힙합은 그런 것이었다.
음악이 가진 힘은 음악을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으로 사람을 울리고 웃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음악의 힘인 것. 윤미래와 옥탑방 스피커의 이날 무대가 그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슬픈 사연이기 때문에 혹자는 '감성팔이'라는 독설을 퍼부을 수 있겠지만, 진심 없는 사연팔이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그만큼 윤미래와 옥탑방 스피커는 진심을 담아 노래했고 진짜 힙합, 진짜 노래, 진짜 음악의 모습을 온전히 내보여줬다. / trio88@osen.co.kr
[사진] '판타스틱듀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