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들이 이렇게 웃길 줄 누가 알았을까. 특히 신조어 'ㅇㄱㄹㅇ(이거레알)'을 '아그래요'로 해석한 하태권의 하드캐리는 역대급 '꿀잼'을 만들어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1박2일'은 멤버들과 올림픽 전설들의 '아재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아재 육상대회, 일명 '아.육.대' 특집으로 꾸며졌다.
'아재'는 본래 아저씨를 낮춰 일컫는 말으로, 최근 온라인 상에서 옛것을 고집하는 사람을 뜻하거나 유행에 뒤처진 개그를 하는 것을 두고 '아재개그'라고 말하며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는 단어다.
이에 '1박2일'은 이를 이번 특집의 주요 키워드로 활용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하태권 해설위원과 이영표 등 남다른 '아재력'을 뽐내는 게스트 선정부터 민소매 셔츠, 약수통 등 '아재템'을 활용한 게임까지 제대로 '아재 냄새'가 느껴졌다.
팀을 나누기 위한 '아재 퀴즈'에서는 SNS와 신조어 등에 관련된 질문들을 통해 이들의 '아재력'을 테스트했다. 가로수길에 브런치를 먹으러 갈 경우 적절한 해시태그를 적으라는 말에 차태현은 그림일기를 그렸고, 한준희 해설위원은 "폴더폰을 쓰고 있습니다"라는 답과 함께 실제로 쓰는 폴더폰을 내밀어 웃음을 안겼다.
퀴즈를 통해 각각 아재 팀과 안 아재 팀으로 나뉜 멤버들은 총 3라운드에 걸쳐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역시 평범한 게임은 아니었다. 발로 리모콘을 조종해 TV를 켜는 장애물 계주부터 아재들의 아이템인 약수통 멀리 던지기까지 게임에서도 '아재 냄새'가 풀풀 풍겼다.
이러한 '아.육.대'가 완성되기까지 올림픽 전설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영표는 그라운드 위를 휘젓거나 폭풍 같은 해설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허당기를 발산했고, 하태권은 표정 하나 몸짓 하나까지도 '아재미'를 폭발시키며 경기를 위해 몸을 내던졌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아재'라는 단어지만, 이날 '1박2일'을 통해 드러난 아재들의 매력은 귀여웠고 유쾌했다. 무더위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게임에 임하는 이들의 모습에 자막 역시 '아재파탈'이라고 표현할 정도. 무더위 속 간만에 크게 웃게 만든 아재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