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끝나버린 여성 가왕의 시대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 불광동 휘발유 김연지가 2주 만에 가왕의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다시 남성 가왕의 시대가 개막했다.
김연지는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불광동 휘발유라는 이름으로 가려져 있던 정체를 벗고 얼굴을 공개했다. 씨야 출신 가수 김연지, 그는 신명난다 에헤라디오에게 아쉽게 패배해 가왕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로맨틱 흑기사(로이킴)를 꺾고 28주 만에 여성 가왕의 자리에 오른 김연지는 풍부한 감성 표현력으로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하는 순간이 많았다. 에헤라디오가 워낙 강력해 2주 만에 가왕의 자리를 내려놨지만 그래도 그의 이른 하차가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복면가왕’은 올해 들어 남성 가수들이 왕좌에 오르는 일이 많았다. 오죽하면 김연지가 여전사 캣츠걸(차지연) 이후 28주 만에 여성 가왕이 됐을까. 편견 없이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에서 남녀 가수를 구분 짓는 게 무의미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성 가수들만의 감성을 느끼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사람 뜻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남녀 가수가 균형적으로 번갈아가면서 가왕이 된다면 무대를 보는 재미가 높아질 수 있다.
에헤라디오가 강렬한 카리스마와 무대 위 빼어난 장악력으로 새 가왕이 되면서 김연지의 정체가 공개됐다. 자연스럽게 하차하는 수순, 김연지는 씨야 해체 후 겪은 심적인 혼란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마음으로 노래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시청자들에게 약속을 하며 무대 위를 벗어났다. 그의 눈물을 보며 함께 울컥한 시청자들에게는 짧지만 강렬했던 가왕 휘발유의 시대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